의학계가 노인요양병원의 질 관리를 위한 독창적인 평가기준을 마련중에 있어 정부와 병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려의대 가정의학과 조경환 교수(노인병학회 기획이사)는 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노인병학회 주최 ‘노인요양병원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조건’ 세미나에서 “선진국의 의료질 평가제도와 국내 급성기 의료기관의 평가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노인병원의 실정에 적합한 질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조경환 교수는 ‘노인요양병원의 당면과제’ 연제발표를 통해 “인구 고령화와 정부 장려책으로 요양병원 수는 7월 현재 470개로 예측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며 “이로 인해 보험급여 제한과 수가인하 등이 대두돼 요양병원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환 교수는 “노인의학의 인프라 미비와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의료서비스 질 저하와 요양전달체계 미미 등이 사회적 문제로 되고 있다”고 전하고 “이러한 왜곡이 고착되기 전에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 등 시설간의 역할과 개념을 정리해야 한다”며 요양병원 질 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현 제도하에서는 요양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인력기준과 시설기준, 서비스 제공으로도 요양병원 설립운영이 가능하다”며 “이는 요양병원 서비스의 질 저하와 더불어 요양시설과의 역할 분담에 장애요소로 작용해 의료서비스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경환 교수는 “노인병학회는 이같은 추세를 감안해 지난해 7월 노인병원협의회와 함께 요양병원의 질평가 기준 마련에 돌입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하고 “심평원의 질 평가계획은 일당정액제(RUG)를 통한 진료비 청구의 적정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 요양병원의 서비스 강화책으로 부족한 제도”라며 심평원 질 평가의 맹점을 꼬집었다.
그는 특히 “요양병원 내부에서도 현재의 수가로는 고난도 환자보다 요양원 수준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낮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학회에서 요양병원측과 논의한 질 평가 기초안에는 △시설 및 인력기준 △서비스 평가 △환자상태 평가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피력했다.
조경환 교수는 “심평원의 질평가 계획은 의료서비스의 결과지표에 치중되어 있어 허위 가능성에 대한 관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하고 “학회가 마련중인 지표는 요양병원의 올바른 기능정립과 사회적 역할을 위한 체계적인 기준마련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학회의 질 지표를 강조했다.
조 교수는 “노인병학회가 마련한 요양병원 질 평가 지표는 오는 11월 추계학회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라며 “새로운 정책입안보다 학회와 병원계, 정부가 같이 요양병원의 질평가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해 고령시대에 대비한 학계와 공조를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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