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가 2월 여의도 집회에 그야말로 현 집행부의 '사활'을 걸었다.
이번 집회의 성공 여하에 따라 김재정 집행부가 임기 내에 투쟁의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투쟁이 무르익지 못하면 임기 내에 투쟁의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기회는 이번 한 번 뿐이다”는 경남의사회궐기대회에서 김 회장의 발언은 이같은 현 상황의 긴박감을 잘 드러내 준다.
의협은 이번 2월 집회를 통해 내부적인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으로 이를 과시함으로서 투쟁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의협이 이번 집회의 의미를 ‘정치세력화’와 연결시키면서 ‘1백억원 투쟁기금’ 주장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회장은 10일, 경남회원과의 대화에서 “(집회를 통해) ‘의사들 정말 지긋지긋하게 모이는구나’ 하는 이미지를 국회와 국민에게 심어주고 욕을 먹지 않으면 법을 못 바꾼다”면서 “이번에 정치세력화 하고 투쟁하려면 1인당 1백만원씩은 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는 다시 말해 이번 집회의 의미는 1차적으로 내부 결속력 과시에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를 통해 투쟁 기금을 모으고 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4월 총선에서 의협이 정치세력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모아지는 투쟁 자금의 주된 용도는 집회비용 등 투쟁자금 자체보다는 정치세력화를 위한 의정회비의 명목이 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즉 1백억원 정도의 투쟁 자금을 모아서 이를 의료계에 유리한 법안 개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것이 의협의 복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새로 시작되는 17대 국회에서는 ‘의약분업 폐지와 선택분업 실시’, ‘요양기관당연지정제 폐지’와 같은 굵직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의료 관련법 개정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 의협의 최종적인 목표다.
이번 2월 전국의사대회는 집회 장소만 ‘여의도’인 것이 아니라 그 종국적인 목표도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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