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은폐하고 건강보험에 진료비를 청구했다가 적발된 건수가 최근 5년간 11만9964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당청구 금액은 총 1183억원 규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를 위해 제출된 '교통사고환자 건강보험 부당 청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전 의원에 따르면 자보환자 진료비 부당청구 적발현황은 2003년 2만2828건에 195억원, 2004년 2만1997건에 196억원, 2005년 2만2808건에 190억원, 2006년 2만3755건에 200억원 규모로 각각 집계됐다.
또 2007년에는 1만9694건으로 전년에 비해 건수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금액은 44억원이 늘어난 244억원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교통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이 건강보험으로 진료를 받음으로써, 가해자나 보험회사로부터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
실제 전 의원실이 교통사고 관련 부당청구 상위 50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동차보험회사에서 조차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부당청구가 확인된 경우에도 건보 진료비 환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메리츠 화재보험의 경우, 2005년부터 최근까지 총 44건의 부당진료에 대해 1억9837만원을 환불하라고 건강보험공단에서 환수결정을 했으나 지금까지 2148만원만 환불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현재해상화재보험의 경우 2005년부터 최근까지 총 90건에 대해 1억4911만원의 부당진료가 있었으나 6022만원만 환불했다.
전 의원은 "교통사고 피해자가 사고를 감추고, 건강보험으로 진료비를 청구하는 것은 건강보험재정을 훼손하는 문제뿐 만 아니라 피해자가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험공단은 경찰청과 연계해 교통사고 처리내역을 상시적으로 받아 교통사고 피해자가 우선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부당청구가 적발되고도 환불을 하지 않는 보험사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의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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