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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보험의 장미빛 환상과 그늘

조형철
발행날짜: 2003-11-20 06:05:31
개원가를 취재하다 보면 대개는 경영이나 의원 유지가 어려운 의사들을 찾아가게 되고 기다릴 환자조차 없는 진료실에서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병원 상황에 대해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개선이되야 하는지 물어볼면 항상 답은 정해져 있고 예상했던 응답 그대로다.

삭감위주의 의료정책과 시스템 오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환자는 줄어가는데 수가는 '복지부동'이며 원가와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올라가 내려올줄 모른다고 한숨이다. 그리고는 해결책으로 현행 의료체계의 전면적인 개선과 민간보험 도입을 주장한다.

기자가 만난 한 내과의사는 "의사들이 정부의 통제를 받을수 밖에 없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건강보험 강제 가입체계"라며 "보험공단, 심평원 모두 해체하고 민간보험을 도입해서 국민이 자율적으로 보험혜택을 보장받게 되면 최소한 의사로서의 진료권은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의협은 한술 더떠 지난 DRG TV토론회에서 "이젠 우리나라 근본적인 의료체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때"라며 "민간보험도입으로 의료기관의 경쟁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국민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보험이 커버할 수 없는 부분까지 억지로 커버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보완적인 측면에서 민간보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내년 수가협상 결렬을 놓고 지난 3년간 단 한번도 가입자와 공급자간의 제대로된 타결을 보지 못한 건강보험 체계를 거부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을 거부하고 단순히 민간보험을 도입하면 과연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는 밝고 긍정적일 것인가?

물론 민간보험이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수요에 적절히 부합하는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현재 건강보험의 취약한 보장수준을 보완하고 국가적인 의료비 지출을 분산시킬 수 있는 대안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의사의 진료권과 권익이 보장받기는 공보험보다도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삼성생명에 이어 교보, 대한생명 등 국내 생보사들은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한 의료비 실손보장 상품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이 상품은 본인부담금을 보장하는 실손보장형 민간의료보험 상품으로 출시 이후 이에 대한 평가와 보완을 통해 2005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민간 의료보험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 부터 민간보험이 국민건강보험을 보충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실손보상 방식의 개인건강보험을 도입하는 것이 금감원을 통해 검토되어 왔으며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기초위험률의 확보, 역선택 방지를 위한 언더라이팅 정보 시스템 구축,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의료비 심사 시스템같은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 등이 제기된 바 있다.

이는 곧 민간의료보험 도입이 현재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건강보험 체계와 다를바 없이 진행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벌써 생보사들의 준비에서 확연히 그리고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실손의료보상상품인 ‘무배당 삼성비즈 헬스케어보험’을 개발, 지난 17일부터 기업 및 단체를 대상으로 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과도한 본인부담금에 대한 평가시스템을 구축, 과도한 치료비에 대해서는 지급액을 삭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회사는 이미 심평원과 같은 기능의 조직을 내부에 구축하고 전문인력 확보에 나섰다"며 "의사를 비롯한 간호사, 의료행정 전문인력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정당한 치료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 지급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보험에서 의료기관과의 수가협상 노하우를 도입한 후 민간의료보험 시대 도래시 이에 대한 데이터를 적용, 유리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 생보사들의 입장이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본인부담금 보장 민간의보상품의 2005년 전 국민 확대실시를 계기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과 같은 전반적인 민간 의료보험 형태를 띄게 될 것"이라며 "현재 손보사의 운영 노하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기관과의 관계정립을 통해 민간의료보험 도입에 대한 밑그림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진료권과 의사의 권위가 확립되지 못한 상태에서의 사보험 도입은 의사들의 희생과 환자들의 돈으로 보험회사의 배만 불릴 위험이 있다는 견해가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의 준비없이 민간의료보험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한 의료계 인사는 현재 사보험인 자동차 보험도 의료보험에 준하여 수가를 책정하고 삭감한다며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여 이익이 남기려는 보험회사는 건강보험 시대보다 더욱 의사가 처한 입지를 어렵게 만들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민간보험 도입에 대한 의료계의 준비사항을 재점검해야 하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막연히 장미빛 환상을 가지고 민간의료보험 도입을 주장한다면 이는 한낱 로또복권 1등 당첨을 갈망하는 망상과 다를바 없다.

의사의 전문성과 권위가 인정되지 않는 한 어떠한 제도도 의미가 없을 것이며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의 심도있는 접근과 멀리 내다보고 준비할줄 아는 의료계의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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