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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건보재정 안정 희생양?

박진규
발행날짜: 2004-01-29 08:47:58
정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참여복지 5개년 계획이 의료계에 일대 회오리 바람을 몰고오며,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각이 더 첨예하게 세워지고 있다.

이 계획을 보면 정부는 건강보험 정책 분야에서 건강보험이 달성해야 할 목표중 최우선 순위를 재정정상화에 두고 있으며 그 다음 수순은 보장성을 강화를 통한 의료안전망 구축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총 650폐이지의 보고서중 100폐이지 분량에 달하는 건강보험 정책분야는 재정안정을 위한 의료계의 통제 강화 위주의 정책 일색이다.

이중 목표관리제를 도입하고 전자카드 보험증을 도입해 부정청구를 막고 요양기관 계약제를 개별계약제도 전환하겠다는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일관되게 의료계의 부당 허위청구를 막기 위한 발상에서 나온 것으로, 의료계로부터 '의료인을 죽여 건강보험을 살리려는'사회주의적인 발상이이므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 수년간 구멍난 건보재정을 메꾸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그러나 건보재정건전화대책으로 대변되는 정부 정책은 의료계를 부정한 집단으로 보는 사시(斜視)적 성향이 너무 강하다.

그러나 정부가 각종 발표를 통해 제시했듯이 의료계가 허위 부정청구를 일삼는 부도덕한 집단은 아니다. 실제로 부당한 방법으로 재정을 갉아먹는 의료인은 전체의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의료계와 상생의 길을 택하지 않고 매도와 탄압 위주의 정책으로 일관하는 것은 국가의료의 백년 대계를 위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은행빚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화를 위해서는 분명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처럼 특정 집단을 쥐어짜면서 건전화를 이루겠다는 정부의 시각은 분명히 교정되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건보재정의 파탄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당시 정책을 입안하고 이를 추진했던 정부 관계자중 누구도 떳떳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자신들의 책임은 덮어두고 엉뚱한 곳으로 화살을 돌리는 잘못을 더이상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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