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 졸업생 수가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 병원의 저임금, 열악한 근무환경 문제다. 직원 임금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병원이라면 차리리 도산시켜 의료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중소지방병원 간호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금현실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인력추가고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가인상보다 인력등급제 강화를 통해 병원들에 유인동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서울대 간호대학 김진현 교수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병원인력 확보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현재 중소지방병원 간호인력난이 수도권과 지방과의 현격한 임금격차에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문화환경적 요인과 사회경제적 요인은 부차적 문제에 불과하다는 것.
그는 "건강보험수가는 동일하게 지불되지만 수도권과 지방간 간호인력 임금격차는 2배 가까이 벌어진다"면서 "이는 지방병원의 경우 고용시장이 협소, 지역의료인력의 수요독점적 위치에 있어 저임금 구조가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최근의 간호인력난 문제도 이 같은 측면에서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호대학입학정원의 확대나 수가인상보다는 임금현실화와 병원이 추가고용에 나설 수 있는 제도개선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취업률이 50% 수준인 상황에서 졸업자가 증가하면 지역인력시장에서 임금이 저수준으로 유지되어 병원에 취업하고자 하는 동기가 감소하므로 결국 병원은 원하는 인력을 고용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문제의 핵심은 저임금으로, 임금조정이 안되면 고용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가인상과 관련해서도 "수가를 올리는 것보다는 인력등급제를 강화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폈다.
그는 "수가와 임금간에 제도적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에서 수가를 올린다고 해서 인력고용효과가 나타날 지는 미지수"라면서 "오히려 병원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력등급제를 강화해 병원들이 추가고용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7등급 병원 인력추가고용 유인책 미비"…간호등급 재조정 제안
한편 김 교수는 병원들에 대한 인력추가고용 유인책이 미비하다고 지적하면서 현행 간호등급제를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내놨다.
가산기준을 현행 의료법에 맞춰 상향조정하는 한편, 7등급 이하의 기관들에 대해서는 등급을 보다 세분화해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적절히 병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
그는 "현행 의료법상 인력기준은 3등급에 해당하나 간호등급 인력가산 기준등급은 6등급으로 적용, 법적 기준을 미달하고도 가산을 지급받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의료법 기준에 맞게 간호인력 기준등급을 3등급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교수는 7등급 이하 기관들에 현재 인력추가고용 유인책이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등급간 수가 변동폭 또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병원이 7등급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등급 이상 감산만 가지고는 병원들을 움직일 수 없다"면서 "하위등급을 세분화 한 후 미달기관에 대한 인하폭을 대폭 확대하거나, 간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기관에 대해서는 폐쇄조치를 내리는 등 강력한 패널티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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