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부로 의협 집행부가 교체된다. 주수호 집행부는 1년 5개월여의 짧은 임기를 마치고 퇴장하게 되고, 경만호 당선자와 그의 집행부가 앞으로 3년간 의협의 안팎 살림살이를 챙기게 된다. 비록 지난 선거에서 투표자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지만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된 회장이고, 집행부이니 만큼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잡고 민초회원들이 보다 잘 살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기 바란다.
이번 집행부는 출범은 공교롭게도 정부의 해외환자 유치를 골간으로 하는 의료산업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시점과 일치한다. 복지부는 29일 해외환자 유치기관 등록요건을 구체화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 내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경만호 당선자는 의료산업화에 찬성하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는 지난달 경기도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의료를 경제의 창으로 보지 않으면 의료산업의 발전은 없다"면서 "자율경쟁 체제에 동비하게 되면 어려운 의사들도 생기겠지만 크게 보면 파이가 생기기 때문에 이익이 많다"고 발언했다. 마땅하고 좋은 지적이다. 의료가 발전하려면 산업화에 발을 맞추는 길 밖에 없다. 더 이상 건강보험의 틀 안에서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 당선자는 잘못된 의료제도를 개선하는데 힘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경 당선자는 보궐선거 참패 후 동북아메디컬포럼 대표로 활동하면서 의료수급체계를 다시 짜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민건강보험을 상대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당선된 후에도 의료제도 새판 짜기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울러 현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간선제 선거방식 전환에 대해서도 서둘러 결론을 내어 더 이상 의사사회가 분열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경 당선자와 새 집행부는 선거에서 회원들에게 약속한 일을 정말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서는 좀 더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목단을 경계해야 한다. 독단이야 말로 의료계와 새 집행부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위험한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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