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이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를 인수한 지 약 1년 반이 흐르면서 글로벌 시장을 향한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단순히 외형 확장을 넘어 방대한 의료 데이터 확보를 통해 기술 고도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루닛이 지난달 볼파라와의 브랜드 통합 이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볼파라 미국 자회사로 북미 사업을 담당하던 '볼파라 헬스' 사명을 '루닛 아메리카'로 변경하고 북미 및 중남미 세일즈를 전담하도록 하면서다.

볼파라 뉴질랜드 본사 역시 '루닛 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변경하고 오세아니아, 아시아, 유럽, 중동 등 미주 대륙을 제외한 글로벌 영업을 담당토록 했다.
앞서 루닛은 지난해 5월 약 2500억 원을 들여 볼파라 지분 100%를 취득, 자회사 편입을 완료한 바 있다. 이후 볼파라는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97.5% 성장한 12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루닛 2분기 전체 매출의 71.3%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이어 올해 3분기에도 볼파라는 누적 매출 36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다. 이는 루닛 3분기 누적 매출 약 566억 원의 64.7% 수준이다.
볼파라 대표 솔루션인 '볼파라 덴서티'의 미국 현지 보급률이 20%대에 머물러, 시장 지위 대비 성장 여력이 크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 양사는 브랜드 통합 이후 조직 통합과 인력 재배치를 진행 중이다. 볼파라 출신 인력이 루닛의 암 스크리닝 부문 부사장(VP)을 맡는 등 인적 교류를 통해 조직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루닛은 미국 시장을 처음부터 개척해야 했던 상황에서 이미 안착한 기업을 인수한 것이 인지도 개선과 사업 확장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볼파라는 지난 7월 기준 미국 내 3500개 기관에 유방암 검진 관련 솔루션을 제공 중이며,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미국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특히 볼파라는 유방암 외에도 폐암 및 폐 결절 조기진단 소프트웨어를 연계해 사용하는 등 시장 확장 기조에 있었는데, 루닛 솔루션으로 탄력을 받게 된 것.
기술적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된다. 볼파라 인수 이후 루닛 본사가 AI 기술 연구개발 혁신 및 신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다. 특히 루닛은 볼파라를 인수하며 1억 장 이상의 유방 촬영 영상을 확보했는데, 이는 국내 최대 수준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규모다.
확보된 데이터는 루닛 인사이트 리스크 등 위험 예측 솔루션과 기존 루닛 인사이트 MMG의 업데이트 과정에 투입된다.
재무 구조 개선은 숙제다. 루닛은 지난 3분기 215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누적 영업 손실은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8.6% 늘어난 634억 원이다.
다만 루닛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성장 지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매출 성장에 따른 손실률 감소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건비와 데이터 구매비 등 고정 비용 지출이 명확한 상황에서 당장의 흑자 전환보다는 매출 규모 확대를 우선순위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루닛은 업계 전반의 수익성 개선 흐름에 발맞춰 2027년을 연간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 경쟁사들은 이미 연간 흑자를 달성하거나 가시권에 둔 상황이다.
루닛 관계자는 "현재 양사 인력을 교차로 배치해 조직 통합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세일즈 측면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미국 시장 진출 초기 단계지만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통합 솔루션을 통한 성과가 기대된다. 볼파라 유방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루닛 인사이트 등 주요 솔루션의 고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선제적 투입 비용으로 영업 손실이 있으나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영업 손실률은 개선되는 추세"라며 "당장의 흑자 전환보단 안정적 시장 정착과 장기적 매출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건비와 데이터 구매비 등 고정 비용을 관리하며, 내후년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도록 경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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