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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개원의 인생역전 시킨 수면치료

발행날짜: 2009-05-07 12:29:21

성공병원탐방서울수면클리닉 홍일희 원장

홍일희 대표원장
1985년도 일산에서 이비인후과의원 문을 연 홍일희 원장은 주로 감기환자를 치료하는 여느 이비인후과 개원의와 다를 바 없었다. 간혹 코질환 수술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코골이 치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의 개원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당시 홍 원장은 코골이치료를 위해 새로나온 고주파 기기를 구입한 뒤 사용법을 알고자 곳곳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했지만 그에게 속 시원한 답변을 주는 곳은 없었다.

마침 해당 고주파 코골이 치료기기 제조회사에서 장비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는 소식에 그는 망설일 것도 없이 미국행을 비행기 티켓을 샀다. 그가 구입한 장비 제조업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장비사용법을 배워서 코골이 치료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미국으로 건너한 홍 원장은 우연히 인근에 스탠포드대학을 둘러보다가 '수면치료'라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떴다.

그는 "마침 찾아갔던 곳 근처에 스탠포드대학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 학교는 수면치료의 메카로 학교를 돌아보면서 시설과 인력풀을 갖추고 있는 모습에 놀랐다"며 "이후 국내 수면센터를 세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대학교수 출신이 아닌 개원의의 신분으로 스탠포드대학에 연수를 가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지만 그는 끈질긴 설득 끝에 입학허가서를 받아냈다.

이렇게 배운 수면학은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이곳에서의 연수를 마치고 국내로 돌아오면서 그는 수면클리닉을 준비, 어느새 오픈 4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수면클리닉의 경쟁력 '원스톱진료'

서울수면클리닉 전경
그가 처음 국내 수면클리닉을 오픈할 당시만 해도 수면치료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이 안된 상태였다. 한 두군데 대학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는데 그쳤고 개원가에서는 전무했다.

그러나 개원 3년 6개월째를 맞이한 서울수면클리닉은 수면다원검사 횟수는 4000여건, 양압기 사용환자는 1600여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대학병원급에서도 일주일에 수면다원검사 1~2건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개원가에서 상당히 높은 수치다.

홍 원장은 "나 또한 그랬듯이 평범한 개원의도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고 도전한다면 얼마든지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으며 이는 개원의로서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다"고 했다.

이렇게 탄생한 서울수면클리닉은 강남구 논현동 4층 규모로 1층에는 진료실 2곳과 상담실, 안내 데스크가 있고 2층에는 수면다원검사실과 수면실 4개, 치료실 등을 갖췄다. 3층에는 수면실과 수술실, 입원실 8개, 4층에는 식당으로 간단한 외래진료부터 외과적 수술까지 가능하다.

이곳의 경쟁력은 수면에 대해 원스톱진료가 가능하다는 점. 가령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진료를 받는 게 아니라 한 곳에서 진료, 치료 및 수술 즉, 원스톱클리닉이 가능하다.

그러나 서울수면클리닉도 지난해 경기 불황에 따른 피해는 피해갈 수 없었다. 오히려 수면치료는 비보험진료이기 때문에 불황에 더욱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수면기사 등 의료인력 인건비, 임대료, 입원실 유지 등 고정비용이 높은 수면센터라는 점을 볼 때 유지는 만만치 않은 일.

그는 "유지비가 높아 병원경영이 어려웠지만 견디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을 때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인력인력을 줄이기 보다는 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었다"며 "잘 교육받은 의료인력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의료기관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수면학교 운영으로 의사교육…네트워크 확장

왼쪽: 1층 안내 접수, 오른쪽: 수면다원검사실
홍 원장은 '수면학교'를 통해 의사교육시스템을 구축에도 나서고있다. 자신이 우연한 기회에 얻은 배움을 다른 의사들과도 나누겠다는 취지다.

이는 의료계 내에서 수면클리닉이라는 진료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홍 원장은 "미국에서 수면에 대해 배우면서 한국에 돌아오면 다른 개원의들에게 이에 대한 교육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는 지금도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의사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데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도 수면검사의 질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그가 생각하는 시스템구축은 기사들의 교육훈련 및 관리를 통합적으로 하는 방향. 즉, 네트워크를 확장하되 직영체제에서 수면기사 등 의료인력들의 교육 훈련 및 관리를 철저히 중앙에서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외부에서 수면검사만 대행해주는 시스템도 구상 중이다.

실제로 서울수면클리닉은 현재 5군데 대학병원에 서울수면클리닉에서 교육 및 훈련을 거친 수면기사들을 파견보내는 형식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대행 시스템의 전 모델인 셈이다.

그는 "해외 의료기관들은 많이 확산돼 있는 시스템으로 의료기관 내에서만 시설을 갖추고 수면기사를 두는 식이 아니라 외부에 검사센터를 두고 검사를 실시해 데이터를 의료기관으로 전달해주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시스템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병상을 확대하는 규모의 확장은 염두해 두고 있지않다. 아직은 고비용(비보험)문제로 환자 수요가 그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

그는 "민간보험이 활성화되거나 급여가 적용된다면 환자수요도 크게 늘어 수면센터 시장도 커질 것"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아직은 규모 보다는 내실을 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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