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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후배들 믿고 퇴임해도 되겠다"

안창욱
발행날짜: 2010-03-17 06:47:49

원광대병원 채권묵 교수, 자체 간이식 노력 결실

원광대병원 채권묵 간이식센터장이 ‘자체 간이식 수술 시행’이라는 일생의 소망을 성취했다.

채권묵 교수
원광대병원은 15일 간이식센터가 최근 네 번째 간이식수술에 성공했다는 발표했다.

사실 간이식수술은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상당수 대학병원에서 보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이어서 전혀 새로운 영역이 아니다.

그러나 원광대병원은 이번 간이식수술 성공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채 교수는 이미 지난 97년 호남지역 최초로 간이식수술에 성공한 바 있지만 환자들이 서울로 몰리면서 원광대병원에서는 큰 빛을 보지 못했다.

또 지금까지 이식수술의 대가인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의 도움을 받아 명맥을 이어온 측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네 번째 간이식수술은 원광대병원 간이식센터 의료진의 자력으로 성공한 것이어서 병원 입장에서는 한 획을 그은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채 교수는 16일 “다른 대학병원에서 간이식수술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하진 않지만 외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성공한 것이어서 뿌듯하고, 이제 자신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원광대병원이 자체 간이식수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채 교수가 긴 안목을 갖고 인력 육성에 힘쓴 결과이기도 하다.

채 교수는 간이식수술을 정착시키기 위해 박동은 교수를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에 1년간 장기 연수를 보냈다.

또 정금오 전임의를 삼성서울병원에서 3년간 연수받도록 해 간이식수술을 완벽하게 전수받도록 배려했다.

이번 간이식수술은 이런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이다.

이 때문에 간이식수술을 지켜본 채 교수의 감회는 남다르다.

그는 “연수 갔다 온 후배들이 간단한 수술을 하는 것처럼 간이식수술을 해내는 걸 보니 가슴 벅차고,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 정착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퇴임하기 전에 간이식수술만은 병원에 정착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했는데 후배들이 하는 걸 보니까 마음 놓고 물러나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묵 교수는 정년퇴임까지 4년이 남았다.

채 교수는 “교수가 됐으면 이런 사명감을 갖는 건 당연하다”면서 “앞으로 후배들과 함께 간이식수술을 정착시키고 환자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묵 교수는 현재 대한이식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원광대병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호남지역에서 처음으로 87년 신장이식, 92년 복강경수술에 성공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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