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교수평의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13대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교수직선이 의료원 노동조합의 반발로 물거품이 됐다.
교평은 10일로 예정된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입후보자 등록을 받는 등 활발한 준비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일반직원의 투표권 행사를 주장하는 의료원 노조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실상 직선을 포기했다.
9일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교평은 지난 2일 노조와 2차 협상이 결렬되자 다음날 8일과 9일 각각 신촌과 영동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후보자 정견발표회를 포함 예정된 모든 일정을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교평은 대신 교수들을 대상으로 14일 까지 여론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공표하고 지지순위 1, 2위자를 선정해 연세대 총장에게 의료원장 후보로 추천하는 종전의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교평 노성훈 선거관리위원장은 " 노조의 반발이 워낙 거세 예정대로 직선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으며 이미 모든 교수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전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평은 의대 학장 선거는 예정대로 6월14~15일 후보 등록을 받고 21~22일 정견발표, 24일 투표 등의 예정된 일정대로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교평의 결정에 대해 노조는 즉각 반박문을 내어 "교수들이 변화를 거부하고 권위와 기득권만 주장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의료원의 주인은 교수들만이 아니라 의료원에 근무하는 모든 구성원"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아울러 의료원장 선출에 일반직 참여 즉각 수용, 설문방법 철회, 교수들의 인식전환 등을 촉구했다.
김순희 노조사무국장은 "일반직이 배제된 상태에서 나온 어떤 결정도 용납할 수 없다"며 "총장 대면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해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의료원 한 관계자는 "이번 의료원장 선출은 후보 난립에 따른 분당화 심화와 교수 노조간 갈등 악화 등 득보다 실이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은 분위기가 새 세브란스병원 출범때까지 이어지지 않고 조속히 수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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