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 허대석(서울대병원 교수) 원장은 의료인의 기술료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고가 검사, 약제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대석 원장은 보건의료연구원 소식지 ‘근거와 가치’ 6월호 CEO 칼럼을 통해 의료기술에 대한 재평가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허 원장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만으로는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서비스산업은 인력의 직접적인 업무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고용 창출에 유리한 업종”이라고 환기시켰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에서 의료분야의 고용 창출 실적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건강보험 총진료비가 2003년 20조원에서 2008년 35조원으로 71% 증가했지만 의료기관 종사자는 같은 시기 32만명에서 41만명으로 2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허 원장은 “한국의 의료시장은 OECD 국가들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지만 의료비 상승의 대부분이 검사비와 약제비로 지출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는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총진료비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9.4%로 OECD 국가 중 최고의 수준이며, 최근 10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검사비도 총진료비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CT, MRI, PET 등 고가 검사비 비중이 최근 몇 년 새 2배 이상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환자의 많은 문제들이 복잡한 검사 없이, 의사와의 대화와 진찰 과정에서 진단이 이뤄질 수 있으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주사약 없이 치료될 수 있는 경우가 흔히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가 검사와 고가약 처방 위주로 의료가 발전한 이유로 환자에 대한 care 개념이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고, 의료인의 기술료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환자를 3분 진료하나 1시간 진료하나 동일하게 보상하는 제도에서 시간을 투자해 면밀하게 진찰하거나 설명하기보다는 고가의 검사와 약제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의료기술이 발전해 온 결과라는 게 허대석 원장의 분석이다.
그는 “의료인의 기술이나 care 서비스의 역할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의료기술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어떤 모습의 의료서비스가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인지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 그는 “현재와 같이 증가된 의료비의 대부분이 고가 검사와 고가약 처방에 사용되는 구조에서는 의료시장의 팽창도 ‘고용없는 성장’이 될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 산업으로 의료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적요인에 의해 직접 창출되는 서비스부분의 중요성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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