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년새 국내 빅5 제약사의 외국제약사 품목 제휴가 급격히 늘고 있다. 복제약이 우대받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상위사들의 외자사 품목 제휴가 선택이었다면, 이제는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돼버린 형국이다. 쌍벌제 등으로 더 이상 리베이트를 통한 복제약 영업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자리잡은 까닭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유행처럼 불고 있는 국내 상위 기업과 다국적사와의 영업력 결합 사례를 짚어보고,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글 싣는 순서>---------
(1) 국내 빅5 제약사, 외자 품목 갖고 '영업력 맞짱'
(2) 힘없는 국내제약, 독소조항 껴안고 '살얼음판 영업' (3) 규모의 경제냐 허울뿐인 모래성 쌓기냐
#i1#국내-외자제약사 간의 품목제휴가 잦아지면서, 그 실효성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단지 외형성장을 위한 '허울뿐인 모래성 쌓기'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는가 하면 품목제휴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 이를 R&D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입장이 상존하고 있는 것.
먼저 부정적인 입장은 품목제휴가 '독이 든 성배'라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일 뿐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열악한 수익구조"…100억원 팔면 10억원 남기기도 어려워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품목제휴로 얻는 마진은 거의 없다고 하소연한다. 단지 외형 성장에 목마른 기업들의 '울며 겨자먹기식' 행보라는 것이다.
H사 사장은 "판매액 배분을 4대6(다국적사)으로 나눈다고 계약했다면, 국내사는 최종적으로 1만 가져가도 선방했다고 본다"며 "수익금에서 판촉 비용을 제외하면 남는 것도 없다. 100억원 팔면 7억~8억원 정도 남는다고 보면 된다"고 한탄했다.
이어 "급격한 환경변화로 목마른 쪽은 국내 제약업체"라며 "불평등 조항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자생력 확보만이 살 길"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품목제휴는 최근 저성장 기조에 빠진 기업들의 하나의 임시방편성 대응이라고 표현했다.
외자품목이 많은 기업들은 '판권회수'라는 불안요소가 늘 존재하며, 만에 하나 제품을 거둬가는 날에는 외형 거품이 빠지는 등 큰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품목제휴시 상당기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칼자루는 다국적사가 쥐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내사는 계약조건 등에 휘둘릴 수 밖에 없고, 결국은 라이센싱 품목을 뺏길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잘라말했다.
반면 긍정적인 입장도 꽤 있었다.
애초에 신약 개발 능력이 없다면, 잠시 남의 힘을 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R&D 투자에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장 갈 수 없다면 돌아가는 길도 나쁘지 않아"
이를 성장모토로 내세운 기업은 대웅제약.
이 회사는 현재 가스모틴(라이센스인), 아리셉트(코프로모션), 글리아티린(라이센스인), 올메텍, 올메텍플러스(라이센스인), 포사맥스, 포사맥스플러스(코프로모션), 자누비아(코프로모션), 넥시움(코프로모션), 세비카(코프로모션) 등 외국에서 들여온 도입신약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회사 고위 임원은 "자체 경쟁력보다는 외부 힘을 빌려 회사를 키우려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국내 제약산업은 신약 개발을 위해 규모의 경제를 먼저 실현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의 규모가 실현되야 R&D 투자도 힘있게 추진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매출 대비 10%를 R&D에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100억원보다는 1000억원이 낫다는 소리다.
이에 대해 다른 관계자도 "안정적인 매출은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성장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품목제휴에 대한 또 다른 찬성의 입장은 제약회사의 의무감이다.
C사 사장은 "누군가는 국내 환자들을 위해 좋은 약을 팔아야한다"며 "그것이 복제약이 됐든 다국적사 오리지널이 됐든 상관하면 안된다. 제약사는 좋은 약을 널리 알려야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돼 버린 국내-다국적사의 품목제휴. 하지만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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