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무늬만 지방 의과대학' 교수들이 지방 근무 의무화를 요구 받으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년 째 서울권에서 교육·연구를 유지해 온 해당 의과대학 교수들이 지방 이동근무 요청을 받으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감지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의대 교수는 지방에 위치한 본교로 이동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사직을 택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경 '무늬만 지방 의과대학'들이 의대 교수에게 지방 근무를 강하게 요구한 데 따른 것.
보건복지부가 지역·필수의료 강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지방 의과대학이지만 실제로는 서울에서 교육, 수련을 실시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방의대 간판만 내걸고 실제로는 서울에서 교육-수련을 하는 행태로는 지역 내 의료인력을 양성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지적이다.
문제는 무늬만 지방의대 교수 상당수가 이미 서울권에 자리를 잡은 터라 지방 본교로 이동하는 것에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건국의대 한 교수는 "일단 충주 연구실로 짐을 내려 보내긴 했다"면서도 "조교를 비롯해 연구원은 서울에 있어 연구성과를 내는데 차질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실험 장비가 필요한 교수는 더욱 난감하다. 연구장비를 세팅하는데 수개월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는 이어 "대학에선 교수들에게 논문 성과를 요구하면서 조교도 연구원도 없는 지방으로 이동을 요구하고 있어 난감하다"면서 "교수도 사직하는 판에 조교, 연구원에게 지방 이동근무를 얘기하면 상당수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울산의대 또한 진통을 겪기는 마찬가지. 신규 인력을 채용해서라도 지방 의과대학 교수진 채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울산의대 한 교수는 "각 교실별로 교수 한명 이상 지방으로 이동 조치하라는 지침이 내려온 상황"이라며 "정 안되면 신규 채용해서라도 자리를 채우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복지부가 조만간 의과대학 정원을 발표하면 이후 각 의대별 정원책정 수순을 밟을 예정. 이 과정에서 제대로 정원 배정을 받으려면 '무늬만 지방 의대'가 아닌 지역 의료인력 양성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해당 의과대학 교수들은 지방 이동근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방 국립의대 한 교수는 "간판만 지방의대일 뿐 교육-수련은 서울에서 실시해서는 현재 수도권 의료인력 쏠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기초 뿐만 아니라 임상실습도 철저하게 지방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위 서동용 의원은 동국의대, 가톨릭관동의대, 한림의대, 원광의대, 을지의대, 울산의대, 순천향의대, 인제의대, 건국의대 등 을 무늬만 지방 의대로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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