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외국 의료기관 설립 여부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닻을 올렸다. 사업이 시작된지 5년만이다.
그러나 매번 중요한 순간에 발목을 잡았던 외국 의료기관 설립 특별법안은 여전히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사업이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 송도 국제병원 투자 우선협상 대상자로 ISIH(Incheon Songdo International Hospital)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21일 자유구역청에 따르면 ISIH는 일본 다이와 증권과 삼성증권 등 국내사와의 합작 컨소시엄으로 영국 유명 투자법인 등 쟁쟁한 국제 컨소시엄 3곳을 물리치고 우선 협상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달 말 ISIH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곧바로 병원 운영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과연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외국 의료기관 설립과 운영에 기본이 되는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안이 법안소위에 묶여 있다.
지난 9월 발의된 이 법안은 경제자유구역내 외국 의료기관의 설립과 투자에 대한 제반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시민단체 들의 격렬한 반발로 지식경제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부결됐다.
외국 의료기관의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안도 같은 이유로 몇년 째 잠자고 있는 상태다.
결국 현재 국내에 외국 의료기관이 들어올 수 있는 그 어떤 법적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 다는 뜻이다.
사실 인천시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뒤 아직까지도 외국 의료기관을 유치하지 못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한 몫했다.
인천시는 지난 2005년 경제 특구 지정과 동시에 NYP(뉴욕 프레스 비테리안 병원)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외국 병원 설립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각종 법안이 계속해서 논란에 휩싸이면서 결국 양해각서 기일이 지나 사업이 무산됐다.
이후 투자자와 별도로 서울대병원과 존스홉킨스병원을 운영주체로 우선협상을 맺었지만 관련법안이 발목이 묶여 투자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이 또한 유효기간이 만료됐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에 ISIH와 양해각서 체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장미빛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사실 인천시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외국 의료기관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제반 사항들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늦어도 올해 말 병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지만 임시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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