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정책은 현대사회의 치열하고도 냉혹한 경쟁 속에 지치고 병든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쉬어갈 ‘샘물’을 마련해 주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샘물을 ‘가장 목마른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순간에’, ‘꼭 필요한 만큼’ 나눠주는 일을 고민하는 보건복지정책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때, 힘없는 사람들은 살기 힘들어지고 국가 공동체는 깨어지기 시작합니다”
한나라당 고경화(초선·비례대표) 의원의 보건복지 철학과 그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입법 추진의 원칙을 밝힌 대목이다.
고 의원은 그래서 지난 9일과 10일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이 주최한 최저 생계비 릴레이 체험으로 서울 하월곡동 재개발지역에서 잠시나마 ‘냉혹한 경쟁 속에 지치고 병든 사람들’과 생활을 함께 했다.
고 의원은 당시 체험을 “집까지 가는 길은 굉장히 좁아서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가기조차 힘들었고, 워낙 꼬불꼬불한 길이여서 처음 가는 사람은 목적지까지 찾아가기가 무척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책정된 식료품비에 맞추기 위해서는 라면만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는 심각한 영양 불균형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였다…이 지역에서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마을버스 정류장 옆에 있는 공동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물론 의료급여를 통해 약은 타다 드시지만 눈 수술은 엄두도 못 낸다고 하셨다…국가 차원에서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고 의원이 4년 동안 머물 국회 의원회관 437호실은 여름 휴가도 미루고 오는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연일 밤 9시가 넘어서야 불이 꺼진다.
고 의원은 본인이 사회복지학 박사로 16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 보건복지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국회 정책연구위원(1급)을 거쳐 17대에서 전국구 15번으로 금뺏지를 달고 자연스레 보건복지위 간사를 맡게 됐다.
국회 개원 3개월여에 이르는 현재 17대 보건복지위원에서 드물게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고 의원을 만나 보건복지 현안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17대 국회 3개월여를 맞고 있다. 자평한다면?
“보건복지 분야야 말로 다른 어떤 정책보다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이를 정책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깊이 있는 고도의 전문성이 동시에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출반은 좋다”
- 현 정부의 참여복지 계획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참여복지는 DJ정부의 생산적 복지를 이름만 바꾸었을 뿐 그대로 계승했다. 의료는 공공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적으로 민간재도 아니다. 문제는 공공의료에 대한 개념정리부터 안 되었다. 참여정부의 공공의료확충 정책은 ‘의료의 공공성’이 지니고 있는 소프트웨어적이고 하드웨어적인 양 측면을 포괄하지 못한 채 단순히 공공의료기관의 확충이라는 하드웨어적인 측면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문제점에 있다”
- 보건의료정책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일단 보험재정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현재 50%에 불과한 보장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또한 의료시장개방에 대비해 국내 의료제도의 각종 규제와 건강보험제도 등을 정비하는 것도 시급한 실정이다”
- 철학의 영역일 수도 있으나 성장과 분배 논쟁에 대한 견해는?
“분배를 지향하기 위해서도 성장은 필수적이다. 동전의 양면일 수 있으나 굳이 우선 순위를 둔다면 파이를 키워야 하는 쪽으로 두고 싶다. 현 정부는 너무 분배측면에 경도된 듯 싶다”
- 17대에서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나라당 먹을거리안전 T/F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소한 먹는 것에 장난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최소한 먹을거리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것은 4년 내내 가지고 가겠다. 또한 언론에 이름을 오르내리기 위해 만드는 정책과 법안보다는 실현 가능하고 국가의 미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정직하고 건설적인 정책을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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