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이든 한의원이든 내과는 다 같은 것 아닌가요?"
설사 증세로 한의원을 찾았다는 한 환자는 가까운 내과를 찾다가 이곳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한의원 간판에 '내과'라는 진료과목이 표기돼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병의원을 찾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
폭염이 전국을 달군 지난 3일 약재상과 한의원이 밀집해 있는 동대문시장을 찾았다.
한의원에서 내과와 이비인후과, 소아과 등 진료과목을 표기해 환자의 혼동을 주고 있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는 까닭에 실제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종로3가에서부터 종로5가, 동대문역까지 길게 이어진 대로변을 따라 한의원을 훑었다.
대체로 대로변에 위치한 한의원들은 '한방소아과'나 '한방신경정신과'처럼 진료과목 표기가 잘 된 편이었다.
한의원의 진료과목은 한방내과, 한방부인과, 한방소아과, 한방신경정신과, 침구과,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한방재활의학과 등이 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한방병원(한의원)은 진료과목 앞에 '한방'을 표시할 것을 규정, 의과 전문과목과 혼동을 막고 있다.
인근 한의원 관계자는 "과거 6~7년 전 한의원 명칭에 '소아'를 쓴 것이 과연 전문과목 혼동을 일으키냐를 두고 의료계와 다툼이 있었다"면서 "어차피 의료법이 한의원은 '한방'을 진료과목에 붙이게 하고 있어 이렇게 표기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종로 5가와 6가로 이어진 대로변에 위치한 10여 곳의 한의원에서는 대부분 진료과목 표기가 잘 돼 있었다.
하지만 약재상이 밀집한 동대문시장 맞은편 골목은 분위기가 달랐다.
좁은 골목과 사람이 붐비는 특성상 단속의 허점을 노린 까닭인지 진료과목 표기를 위반한 한의원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시장 골목 초입에 위치한 A한의원은 현관문 옆에 진료과목을 '내과'와 '소아과'로 표기하고 있었다.
게다가 녹십자 마크까지 붙이고 있어 사실상 한의원 명칭만 빼면 의원과 구분할 방도도 없다.
골목길을 따라 50여 미터를 더 들어가니 유사한 진료과목 표기 위반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B한의원은 진료과목으로 신경정신과와 소아과, 내과를 표기하고 있어 환자에게 혼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맞은 편에 위치한 C한의원 역시 신경정신과와 내과를 진료과목으로 내걸었다.
인근에 위치한 D한의원에서 내과와 소아과 명칭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골목에 위치한 한의원에서 집중적으로 진료과목 표기 위반 사례가 나타난 셈.
푹푹 찌는 폭염 때문인지 한의원을 찾는 환자는 손꼽아 셀 수 있을 정도.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한의원을 찾은 환자에게 병의원과 한의원의 진료과목 차이를 알고 있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진료과목이 같으면 다 같은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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