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가을을 재촉하지만 광주지역 병원계는 아직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관내 대학병원 노조가 농성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가 만약 5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총 파업에 들어가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는 점에서 여유롭게 가을을 맞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실 이러한 농성과 파업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기는 하다. 매년 휴가철이 끝나갈 무렵 병원 노사는 임금단체협상, 일명 임단협으로 극한 갈등을 빚었고 전국 각지에서는 파업이 잇따랐다.
이를 막아보자고 시작한 산별중앙교섭은 오히려 부작용만 남긴채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졌고 다시 돌아온 자리에는 문제들이 여전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년 이들은 같은 문제를 두고 다투고 있다. 첫째로 임금협상이고 둘째는 비정규직 문제, 셋째는 과거 협상 사안에 대한 부분이다.
노조는 매년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병원은 동결을 주장한다. 늘 시작점이 같으니 다투는 모양새도 비슷하다.
하지만 올해는 여느 해보다 더욱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대학병원들의 살림살이가 그 어느 때보다 쪼들었기 때문이다.
돈이 없다고 엄포를 놓다가 중간선에서 타협을 봤던 다른 해와는 다소 양상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때문에 병원들의 하소연은 그 어느 때 보다 절절하다. 병원이 적자를 보고 있는데 어떻게 임금을 올려주냐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는다. 매년 같은 말을 반복하는데 이를 믿을 수가 있겠냐는 입장이다.
서로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이 각자의 입장을 무시하는 이유는 뭘까. 결국 불신이다.
노조도 지금 병원이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임금 인상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병원이 잘 되던 때에도 경영진은 어렵다는 핑계를 대왔기 때문이다.
병원측도 마찬가지다. 매년 큰 폭의 인상안을 가지고 오는데 한번 이를 수용하면 관행이 될까 두렵다. 무조건 동결을 외치는 이유다.
이러한 고질적인 불신은 매년 농성과 파업을 반복하는 이유가 되고 그 때마다 환자들은 불안감에 떨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더욱이 단 몇 일이라도 병원 업무가 대부분 마비되니 병원 경영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매년 관행적으로 서 있던 시작점을 달리해야 한다. 시작점을 미리 그어놓고 마주보고 달리는 치킨게임은 공멸을 부를 뿐이다.
이에 기본은 신뢰와 양보다. 매년 마주치는 좁은 통로에서 매번 같은 방식으로 같이 뛰어갈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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