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경제학자인 문형표 KDI 선임연구위원을 발탁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문 내정자는 1956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제학 박사 등을 취득한 경제학자이다. 그는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사회복지행정관으로 근무한 바 있고, 현재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 등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안을 책임지고 있다. 문 내정자는 국내 연금분야의 권위자로 진영 전 장관의 자진 사퇴 빌미가 됐던 기초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탁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형표 내정자가 복지업무 뿐만 아니라 산적한 보건의료 문제도 원만하게 잘 해결할 것으로 믿지만 우려가 적지 않다. 이미 우리는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수장이었던 진영 전 장관을 통해 보건의료 비전문가의 한계를 여실히 봐 왔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의료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의료전달체계가 작동하지 않은지 오래이고, 대형병원의 초대형화, 개원가의 몰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저수가로 인한 의료왜곡 역시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박근혜 정부는 최측근 장관을 앞세워 아무런 대책도 없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3대 비급여의 급여화 등을 밀어붙였고, 앞으로 더 심하게 얽힌 실타래를 어떻게 풀지 걱정이다.
문 내정자의 발탁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전임 장관 때부터 추진해왔던 주요 업무를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진영 전 장관은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전 금품을 수수한 의사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면제하겠다고 전향적으로 약속했지만 자진사임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의정협의체의 운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문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보건복지부는 연금 논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고, 문 내정자는 전문가 답게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보건의료 현안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는 심각함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보건복지부 수장을 비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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