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로 끊임없는 논란을 낳았던 로봇수술이 외과 수술법의 대세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가격적인 부분이 남아있어 급여화가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한국보건행정학회는 11일 연세의대 강당에서 로봇수술의 명암과 비전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모두가 입을 모아 로봇수술은 이미 대세가 됐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선희 보건의료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로봇수술 코호트 자료를 바탕으로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로봇수술이 개복술에 비해 수혈 발생이 적고 재원일수가 분명하게 짧았으며 종양에 대한 생화학적 재발률도 개복술에 비해 발생위험이 낮았다.
이 연구위원은 "로봇수술이 도입된 기간이 길지 않지만 상당히 좋은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며 "비용 효과적인 면에서 로봇수술의 가격이 낮아지면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토론에 나선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의견을 같이 했다. 안전성과 유효성 논란은 무의미하다는 공통된 목소리다.
대한위암학회 류근원 이사는 "의학적으로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본다"며 "이제 남은 것은 가격 문제지만 이는 의사가 아닌 산업가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과 지원자들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 개복술보다 인력이 적제 필요한 로봇수술은 이미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비뇨기과학회 이영구 보험이사도 이와 뜻을 같이 했다. 적어도 복강경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가격 요소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로봇수술은 술기를 익히기 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일정 수준 올라가면 더 이상 좋은 수술법이 없다"며 "일부 술기를 익히지 않은 의사들이 로봇수술이 비용만 비싸고 효과가 없는 것처럼 말하면서 호도되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서는 환자들도 공감을 표하고 있다. 다만 일부 병원에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는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환자들도 가격적인 면을 제외하고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환자 입장에서 최소 침습과 조기 퇴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일부 병원에서 코디네이터들이 마치 로봇수술을 하지 않으면 불효자가 되는 것처럼 유도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이러한 면을 하루 빨리 고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더이상 안정성과 유효성 평가에 매달리기 보다는 건강보험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격적인 면을 해결해야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권동수 교수는 "솔직히 엔지니어 입장에서 보면 로봇수술의 대명사인 다빈치는 엄청난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며 "건강보험 제도권 내부로 끌어들여 압박을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영구 이사는 "로봇은 미래 산업의 원동력이며 외과 수술의 방향성"이라며 "국산 로봇을 하루 빨리 개발하고 전국의 병원에 이를 보급시켜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기종 대표도 "환자들 모두 로봇수술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보험이 없이는 접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립선암 등은 이미 근거가 많이 쌓였으니 하루 발리 급여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복지부는 비용 효과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뒤 단계적으로 급여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환자들의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영기 중증질환보장팀장은 "지난해 선별급여 제도를 검토하면서 대형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를 분석한 결과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와 더불어 로봇수술이 상위에 랭크되어 있었다"며 "그만큼 환자들의 수요가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비용 효과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적절한 급여 정책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르면 2015년, 늦어도 2016년에는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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