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서울의 여의도고등학교 운동장에 모이는 의사 13인들은 요즘 한창 축구에 흠뻑 빠져있다. 바로 '제20회 세계의사축구대회'에 출전하는 한국의사 축구대표팀 선수들이다.
이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현지 시간 7월 13일) 하루 전에 끝나는 이른바 '의사월드컵'에서 사상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장면을 상상하며 주말마다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의사대표팀 선수들은 4일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면서도 이른바 의사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다는 상상에 그저 하루하루가 즐겁기 만하다.
의사축구계에서도 세계 축구 판도와 마찬가지로 유럽과 남미가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어 사실상 우승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 꿈이 있기에 브라질로 출국하는 7월 4일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안방에서 이룬 4강 신화, 브라질에선 우승 도전
의사월드컵은 4년마다 개최되는 월드컵과 달리 매년 열리는 것이 특징이다. 지구촌 전역에서 8∼12개국 의사팀이 자신들의 국가를 대표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현재 한국 의사대표팀의 실력을 냉정히 평가하자면 중하위권. 의사축구계에서도 국제축구계와 마찬가지로 스페인, 독일, 헝가리 등 유럽과 브라질로 대표되는 남미가 세계 의사축구계 판도를 양분하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지난 2009년 대회에서 이룬 4강이 우리나라 의사대표팀의 최고 성적.
주장을 맡은 대한의사축구연맹 안용진 사무총장(안용진내과의원)은 "솔직히 말해 우리나라 의사대표팀의 실력은 유럽의 스페인, 독일 등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대회에 참가하는 경쟁국들이 우리나라를 약팀으로 보고 경기를 하고 싶어 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무조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바로 '와일드카드' 제도 때문이다.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만 23세 이상인 박주영 선수가 와일드카드로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포함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의사월드컵에서도 비의사 출신 1명을 포함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의사대표팀에도 축구선수 출신 1명이 의사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으로, 팀의 핵심인 미드필더에 포진해 볼배급을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안 사무총장은 "비의사출신으로 축구선수 활동을 했던 1명을 영입했다"며 "프로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급 선수로 의사대표팀의 플레이메이커로서 미드필더 라인을 한층 강화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비로 떠나는 의사 대표 13인
다음달 4일 브라질로 출국하는 의사 13인들은 모두 자비로 대회에 참가할 만큼 축구 열정이 대단하다. 비행기 및 숙박, 대회 참가비까지 합하면 1인당 700만원정도 소요되지만 이들은 기꺼이 자비를 들여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10일의 대회기간 중 13명의 선수로만 12시간의 시차를 극복하면서 3~4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
더구나 스페인이나 독일, 브라질 등 경쟁국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20~30대로 젊은층이 대부분인 반면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의 경우 40대를 넘는 고령의 선수들로 이뤄져 있어 체력적인 열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사무총장은 최근 의사들의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아 대회에 참가하는 의사 수도 크게 줄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안 사무총장은 "최근 의사들의 경제적인 상황이 녹록치 않아 대회 참가를 원하는 의사들이 그동안에 열렸던 대회보다 적었다"며 "더구나 대회에 참가하려면 10일 이상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또는 직장을 비워야 하는 만큼 참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대로 생각한다면 이번에 참가하는 의사들이야 말로 진정으로 축구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며 "다만, 브라질과의 12시간의 시차를 극복하고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이 염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의학 정보 공유의 장, 의사월드컵
이번 브라질에서 열리는 의사월드컵에 참가하는 아시아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일본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대회 개최지가 브라질이라 거리상의 이유로 참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안 사무총장은 "이번 의사월드컵에 아시아 국가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참가하는데 이는 지난 2009년 당시 우리나라에서 개최됐던 의사월드컵에 브라질이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참가했기 때문에 꼭 이번 대회에 참여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사무총장은 의사월드컵 참가로 세계 각국의 의사들과 우정을 쌓는 동시에 축구 관련 의학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면서 대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안 사무총장은 "의사월드컵은 축구만 하는 대회가 아니다”라며 “대회 오전에는 세미나를 개최해 각국이 자신들의 축구 관련 의학 정보나 지식을 공유하며 세계 각국의 의사들과 우정을 쌓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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