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24일 이후 시범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최후 통첩 카드를 꺼내들자 의협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복지부 주도의 시범사업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수단이 없을 뿐더러 의료계 주도의 시범사업을 추진하기에는 회원들의 반발 심리를 억누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7일 의협은 복지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 강행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의협은 19일부터 20일까지 양일 간 워크숍과 21일 시범사업 설명회, 그리고 집행부와 시도의사회 및 비대위가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통해 내부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종 입장은 23일 개최되는 상임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 추진에 대한 입장을 결정해야 하는 의협은 내부적으로 이견이 엇갈리는 상태.
가장 큰 문제는 복지부 주도의 시범사업 강행시 이를 막을 수 있는 명분과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의협 관계자는 "복지부 주도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진행되면 결국 정부에 유리한 결과가 도출될 확률이 크다"며 "의료계 주도의 시범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회원들의 반발 심리를 억누르기에도 큰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 주도의 시범사업을 실시해야 안전성과 유효성을 파악할 수 있지만 시범사업에 대한 회원의 원천적 반대를 감안하면 이마저 쉽지 않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의료계가 시범사업을 주도해야만 의원급의 안전성과 유효성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낼 수 있다"며 "의협이 (의료계 주도의)시범사업에 찬성하려고 해도 회원들의 반발을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복지부 주도의 시범사업도 의료기관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의원급이 아닌 병원급 위주로 진행이 되면 의협이 해당 시범사업 의료기관에 협조하지 말 것을 주문해도 먹혀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의협 이사진 사이에서도 이해득실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의정 합의에 포함된 38개 아젠다를 포기하더라도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과 실리를 위해선 시범사업에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이 상충되고 있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는 "일부 이사는 시범사업 참여를 거부하고 국회에서 막아내야 한다는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며 "어떤 입장을 정리하든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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