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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의 1위 병원도 삐끗하면 추락…병원간 경쟁 치열

발행날짜: 2014-09-01 12:00:51

①A산부인과병원 회생기…지역 대표 병원도 방심하면 내리막길

|연중기획| 1탄 : 추락하는 A산부인과병원의 회생기

중소병원의 경영난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에 밀리고 의원급 의료기관에 치이는 중소병원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메디칼타임즈>가 <대한중소병원협회>와 공동으로 연중기획 '리얼 병원경영 스토리'를 시작한다.

<1> 지역 대표 병원도 방심하면 내리막길
지방에 위치한 A산부인과병원은 90년대 중반에 개원한 이래, 지역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대형 산부인과가 많지 않은 지방의 특성상 의료인력만 100여명에 전체 직원 규모만 170여명에 달하는 A산부인과병원은 지역에선 산모가 아니더라도 알 정도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A산부인과병원 바로 앞에 B산부인과병원이 개원하기 이전까지는 말이다. 개원 이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성장해 온 A산부인과병원은 경쟁 병원의 등장으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산모가 하나 둘씩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2년 만에 신규 진입한 병원에 역전 당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사실 B산부인과병원이 개원했을 때만해도 A산부인과병원장은 "저러다 망하겠지, 얼마 못 버티겠지"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의료진들도 "20년 가까이 쌓아온 노하우가 있는데 신규 병원이 감히 어떻게 쫓아오겠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안일한 생각이었다.

'네거티브 홍보전략'에 휘둘리고 '변화' 미루다 보니 추락

B산부인과병원은 깔끔하고 쾌적한 시설로 산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24시간 전문의 책임 분만제를 도입해 산모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적극적이고 친절한 의료진을 무기로 내세워 엄마들의 마음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후발주자인 B산부인과병원은 네거티브 홍보전략을 펼치며 환자를 끌고 갔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지역 내 1위 산부인과병원이었던 A산부인과가 어느새 시설이 낙후하고 잦은 의료사고로 위험한 산부인과병원이 돼 있었다.

심지어 A산부인과병원이 의료기관인증, 주요 대학병원 진료협력 등을 체결해도 "돈 주고 한 것이다. 의미 없다"라는 식의 뜬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산모들 커뮤니티에선 B산부인과를 이용하는 산모는 소위 '신식 엄마'로 오래된 A산부인과를 가는 산모는 '구닥다리 엄마'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렇게 B산부인과병원은 개원 1년째 확실히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니 2년째 접어들면서는 지역 1위 병원이던 A산부인과병원을 따돌렸다.

그동안 "이제 막 개원한 병원이 20년 가까이 닦아온 우리 병원을 어떻게 따라오겠느냐"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병원장도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공동개원의 함정에 빠지다

또한 A산부인과병원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공동개원이라는 경영형태였다.

대형 산부인과병원 상당수가 그렇듯, 이 병원도 공동원장들이 함께 자본을 투자하고 경영상 결정이 필요할 때 만장일치가 돼야 일을 추진했다.

가령, 공동원장간의 합의 없이 대표원장 한명이 독단적으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해 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A산부인과병원도 대표원장이 B산부인과병원의 등장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경영상 변화를 주도했지만, 나머지 공동원장들의 반대로 흐지부지되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한달, 두달이 곧 1년이 되고 2년이 됐다.

지금까지는 워낙 수익이 좋았던터라 높은 비용 지출을 감당했지만 수익이 줄어들자 경영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

산부인과 특성상 인건비, 재료비, 관리비 등 비용 지출이 크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수익이 없으면 병원을 유지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린 여전히 1위다. 아무도 넘보지 못한다"라면서 자신감을 보이던 3명의 대표원장도 당장 비용지출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수익이 감소하자 당황했다.

이 상태로 몇년이 흐르면 20년 역사의 A산부인과병원의 폐업이 머지 않은 듯 보였다.

결국 A산부인과병원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A산부인과 병원장은 "B산부인과 개원 이후 환자 이동이 있었지만 당장 월급이 감소할 정도로 어려워진 게 아니기 때문에 다들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익률이 20%에서 반토먁으로 감소하면서부터는 얘기가 달라졌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프라임코어컨설팅>의 경영 솔루션
"산부인과병원 특성상 병원의 질적 수준이 의료 외적 부분(의사의 진료 태도, 시설, 친절 등)에 의해 결정될 수 있습니다. 산모들은 새롭고 쾌적한 시설을 선호합니다. 게다가 전문의 책임분만제 도입이 B산부인과병원이 자리잡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A산부인과병원은 경쟁병원이 들어섰음에도 불구, 과거의 방식만 고수하며(위기를 빨리 직감하지 못한 채) 변화를 꺼린 것이 추락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특히 최근 병원계에서 주로 나타나는 네거티브 홍보전략에 희생양이 되면서 깊은 수렁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 기사는 <프라임코어컨설팅>이 진행한 컨설팅 사례를 바탕으로 각색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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