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감에서 '의사, 5년간 강간죄로 354명 검거'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한 후 의료계로부터 공분을 샀던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이 올해도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의사 마녀사냥'에 나섰다는 비난이 높다.
강 의원이 최근 배포한 '성범죄 혐의로 검거된 의사가 739명'이라는 자료에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구분치 않아 다수의 성범죄를 의사만이 일으킨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강기윤 의원이 정확한 설명없는 통계자료를 성급히 배포하며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무죄추정의 원칙을 훼손하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는 법치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앞서 강 의원은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 중 5년간 성범죄로 인해 2132명이 검거됐다는 보도자료에서 성범죄 혐의로 검거된 의사가 739명이라는 경찰청 자료를 인용했다.
문제는 의사와 한의사, 치과의사에 대한 구분없이 이들을 모두 '의사'로 계산한 것.
의협은 "의사라고 표현된 직업군은 사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정확히 의료법상 의사만을 구분한 통계가 아니다"며 "해당 의원실은 이와 같은 사실을 명확히 파악한 뒤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해 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특히 법원의 최종판결에 따른 통계가 아니라 단순 검거인원의 합이라는 점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의협은 "모든 통계 수치는 검거인원인데 이는 경찰 수사단계에서 피의자 신분이 된 모든 범죄혐의자를 총괄하는 것"이라며 "검거 인원에는 최종 법원의 판결에 따라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도 모두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수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의협 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통계를 인용해 단정적인 주장을 할 때는 분류기준과 용어의 정확한 의미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성급한 발표에 졸지에 성범죄자로 몰린 의사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치국가에서 최종적인 사법부의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아무리 확실한 피의자라 하더라도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한다"며 "법과 정의를 다루는 국회와 경찰청에서 이런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해당 의원실에 관련기관의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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