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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모든 의료기관은 잠재 범죄자…의료인 절망한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4-11-27 12:20:41

의·병협, 국회 토론회에서 개선 촉구…"소신진료 위한 노란불 필요"

의료계가 복지부와 건보공단의 과도한 실사와 현지확인 개선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27일 국회 토론회(주최:문정림 의원, 의협, 병협)에서 "모든 의료기관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한 실사로 의료인을 절망한다. 소신진료를 위해 신호등에 노란불이 있듯이 개선방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8월 발생한 경찰과 민간보험사 직원 및 건보공단의 서울 A 이비인후과의원의 수술실 압수수색 사건을 재조명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의협 추무진 회장(왼쪽)과 병협 박상근 회장(오른쪽).
박상근 회장은 "실사 명목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해 방을 내달라, 컴퓨터를 가져오라는 데 의료인은 절망한다"면서 "신호등은 정지와 출발 뿐 아니라 중간단계인 노란불이 있다. 소신진료를 위한 개선방안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의협 추무진 회장도 "의료기관 행정조사는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를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하고 "현지확인의 경우, 의료기관과 마찰이 지속되고 있어 법제처 유권해석과 같이 임의적 협력을 전제로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토론자들은 정부의 강압적인 실사 방식의 개선을 주문했다.

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현지확인 절차개선에도 불구하고 안 지켜지는 것은 공단의 통제능력이 안 된다는 의미"라면서 "지침을 어긴 직원에 대한 패널티를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이사는 이어 "현지확인으로 처벌과 환수, 행정처분, 형사고발 등 의료기관은 이중, 삼중 규제를 받고 있다"며 "지금도 1년 6개월 진료기록부와 수납대장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병원협회 박경우 보험이사는 "실사와 현지확인 요양기관 선정시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고 "의료단체와의 쌍방향 의견수렴과 이의신청 전담기관 설치 등 객관적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더불어 "현지조사도 노란불 영역이 필요하다"면서 "실사와 현지확인 모두 감사제도를 마련해 의료계 시정과 함께 정부의 부당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들은 현지조사와 현지확인의 문제점을 강도높게 지적했다.
시민단체도 수술실 무단 침입의 문제점에 공감했다.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부회장은 "하위진단서 발급 혐의가 있는 의료진이라도 진료와 수술 도중 영장 집행 등 환자 안전에 대한 사전 확인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다만, "수술실 사건으로 현지실사가 축소돼서는 안 된다"면서 "의료기관도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진솔한 근거자료를 제출해 현지조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문정림 의원은 "수술실을 포함한 진료현장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최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할 장소"라며 "현지조사와 현지확인이 환자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의료인의 진료권을 우선할 수 없다"며 정부의 개선책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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