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메르스 사태로 확인된 '구멍난'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립에 들어간다.
복지부는 의료쇼핑 등 환자들의 빈번한 의료기관 이동이 신종 감염병의 전달 매개체라는 점을 인식, 보다 엄격한 이·회송 체계 구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의사협회와 복지부 관련 인사들이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을 위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회동은 복지부와 의협이 더 이상 의료전달체계를 현행대로 둘 수 없다는 공감대를 이루면서 급물살을 탔다.
복지부로서는 메르스 사태의 주요 원인이 환자들의 자유로운 의료기관 이동으로 인한 재확산이었다는 점에서 신종 감염병 예방을 위한 의료전달체계의 보완에 초점을 맞췄다.
의협 역시 그간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의 원인으로 의료전달체계의 작동 불능을 지목해온 상황.
의협은 이번 회동의 주자로 이진석 의료정책연구 실장을 내세웠다. 참석자에 따르면 의협은 의료전달체계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 엄격한 이송, 회송과 이에 따른 수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도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까지 6년 주기로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고 있는만큼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의지를 보였다는 후문.
의협 김주현 대변인은 "지금의 이송, 회송 시스템으로는 향후 신종 감염병 사태 발생을 결코 막을 수 없다"며 "이에 따라 복지부와 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한 물밑 접촉을 벌였고 복지부의 의지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처럼 호흡기 감염 의심 환자가 진료의뢰서만 가지고 대형병원에 갈 수 있는 구조에서는 감염 확산이 손쉽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엄격한 이송과 회송을 위한 자세한 진료의뢰서 작성과 그에 따른 수가가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의협 추무진 회장 역시 몰락하고 있는 의원급의 경영 해법으로 진료의뢰서 수가 신설 카드를 꺼내들은 바 있다.
의원이 자세한 진료의뢰서를 발급해 병원 측의 중복 검사를 최소화시키면 이는 건보재정의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것. 이런 절감분을 다시 의뢰서 수가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정부와 의료계, 환자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복지부는 진료협력 활성화를 위한 진료의뢰, 회송에 수가를 적용하고 서식 개선, 가이드라인 마련 등의 협진 관련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어서 진료의뢰서 수가 현실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의협은 의료전달체계와는 별도로 조만간 의정합의 재추진을 위해 복지부와 접촉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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