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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 새우등 터지는 병의원들 "하루만에 자료 내라고?"

발행날짜: 2015-09-12 05:57:59

"국회의원 제출용 자료 달라" 보건소 공문에 의료계 반발 기류 확산

국정감사 시즌에 돌입하면서 자료 제출을 둘러싼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모 국회의원이 내시경 소독시행 현황을 요구하자 보건소가 부랴부랴 병의원을 대상으로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하루 기한'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10일 강동구보건소 등 일대 보건소가 병의원에 '국회의원 요구 자료 제출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 내용은 내시경 소독 관련 소독방법과 사용 소독제(제품명)를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강동구보건소는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와 관련한 공문이다"며 "이 모 의원이 내시경 소독시행 현황을 요구했으니 서식을 작성해 10일까지 보건의료과 팩스로 회신해 달라"고 밝혔다.

보건소는 의료기관 사용 기구 및 물품 소독 지칭에 따른 소독방법을 참조해 서식을 작성해 달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회신 기한이 불과 하루에 불과했다는 점.

인근 개원의는 "간호조무사가 팩스가 왔다고 해서 확인해 보니 자료 요청 공문이었다"며 "문제는 10일에 공문을 받았는데 회신 날짜가 바로 당일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의무적으로 자료를 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건소 공문에 배짱 좋게 회신하지 않을 개원의가 몇이나 있겠냐"며 "일선 병의원은 민간기관인데 마치 국가기관처럼 보는 것이 아닌지 불쾌할 따름이다"고 비판했다.

그간 국정감사와 관련해 자료 요청 공문이 없었을 뿐더러 국정감사 자료의 취합과 작성 등은 정부 기관, 그리고 자료를 요청한 국회의원실의 몫이라는 것.

그는 "이번 자료 요청은 자료 작성의 부담을 민간 기관에 떠넘기는 행태로 보여 상당히 불쾌하다"며 "이번 사례가 정례화된다면 매년 병의원은 국감 자료 제출에 시달리는 일도 발생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일부 개원의가 해당 의원실에 항의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경기도의 모 개원의는 "공문 내용이 황당해 보좌관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며 "보좌관도 미안하다는 뜻을 밝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선에서 전화를 끊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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