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주사'로 불리며 불법 투약, 중독 등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프로포폴. 이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환자에게 공지하는 의료기관이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늘고 있는 분위기다.
23일 일선 개원가에 따르면 수술 시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의원 홈페이지나 대기실 등에 공지하고 있다. 환자 안전이 강조됨에 따라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프로포폴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중독의 위험이 있는 데다 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의약품이다.
서울 M성형외과는 대기실 접수 카운터에 '믿음에 안전을 더한다'는 제목으로 '수술 시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 게시물을 붙여놨다. M성형외과는 대신 케타민과 미다졸람을 사용하고 있다.
M성형외과 원장은 "프로포폴은 정맥 마취제로 효과가 빠르고 대사가 빨라 외래 환자의 수면마취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중독성이 거의 없다는 초기 주장과 달리 여러 중독 사례 및 사망 사례가 이슈화 되면서 마약류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 사용한다고 중독되는 것은 아니지만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독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체 가능한 다른 약물이 있기 때문에 프로포폴을 꼭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H클리닉은 2013년부터 지방 흡입 수술을 국소마취로 진행하고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서울 N이비인후과도 코 성형은 국소마취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블로그에 최근 공지했다.
N이비인후과는 "성형 수술 시 간편하다는 이유로 프로포폴을 많이 사용하지만 호흡 저하 등 안전상 문제가 많은 약제"라며 "수면마취가 필요하면 안전한 다른 약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마취과 전문의는 의료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외래에서 프로포폴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연준흠 교수는 "프로포폴은 진통 작용이 없고 잠만 재우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믿어서는 안된다"며 "환자가 움직인다고 자꾸 썼다가는 의료사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포폴이 아닌 약물을 쓰더라도 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M성형외과 원장은 "프로포폴 대신 쓰는 케타민과 미다졸람은 진통 효과가 더 좋고 호흡 억제가 적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강한 환각 작용 등으로 인한 오남용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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