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국내 영유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시장이 올 하반기 본격적인 유행 시즌을 앞두고 3사 3색의 치열한 3파전 구도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MSD의 장기지속형 예방항체 '엔플론시아(클레스로비맙)'가 식약처 허가를 획득하며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시장을 선점한 사노피의 '베이포투스(니르세비맙)', 그리고 임산부 접종이라는 독자적 기전을 앞세워 국내 허가 초읽기에 들어간 한국화이자의 백신 '아브리스보'까지 맞물리면서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산후조리원을 잇는 의료 현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사 3색 전략… 항체주사‧백신 차별점 '눈길'
영아 직접 투여 항체주사 시장에서는 선발주자인 사노피 베이포투스의 입지가 견고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마케팅 및 영업을 펼치고 있는 베이포투스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요국 및 국내 시장에 먼저 진입하며 임상 현장에서 실사용 데이터(RWE)를 축적했다.
실제 해외 유행 시즌 동안 입원율을 80~90% 이상 낮춘 대규모 데이터와 의료진의 사용 경험을 무기로 개원가와 산후조리원 채널에서 강력한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후발주자로 나선 한국MSD 엔플론시아의 강력한 대항마 카드는 '체중 무관 105mg 단일 고정용량'과 '강력한 중증 예방 효과'다.
체중에 따라 용량을 산정하고 제형을 다르게 선택해야 했던 기존 항체주사와 달리, 엔플론시아는 105mg 단일 용량 1회 투여만으로 5~6개월간 방어력을 유지한다.
이는 투여 전 체중 측정 절차나 조제 오류 위험을 줄여 개원가 소청과의 진료 프로세스를 대폭 단순화시켜 준다는 평가다. 여기에 CLEVER 3상 임상을 통해 입증한 RSV 관련 입원 84.2% 감소, 중증 하기도 감염 91.7% 감소라는 높은 질병 부담 완화 수치도 소청과 의료진을 공략하는 주요 무기다.
한국MSD 역시 보령바이오파마와 손을 잡으며 개원가 공략을 예고한 상태다.
반면, 항체주사가 아닌 '유일한 예방 백신'으로 출사표를 던지는 한국화이자 아브리스보는 임신 32~36주 산모에게 접종해 태반을 통해 신생아에게 모체 항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태어날 아기가 직접 주사를 맞지 않고 출생 시점부터 방어력을 갖는다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어, 영아 주사 투여에 부담을 느끼는 부모층을 타깃으로 산부인과 산전 진료 단계에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전략적 강점이 있다.
다만 베이포투스, 엔플론시아와 달리 아직 국내 식약처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하반기 공식 승인이 이뤄진 후 본격적인 영업·마케팅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헤드 투 헤드 부재 속 '비급여 가격'이 성패 분수령
그러나 임상 현장 전문가들은 제약사들이 제시하는 예방 효과 수치만을 가지고 제품 간 우열을 단정 짓는 마케팅을 경계하고 있다.
3개 제품 간 직접 비교(Head-to-Head) 임상이 없는 상태에서 개별 임상 수치만으로 우위를 논하는 것은 연구 디자인 차이에 따른 착시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반기 식약처 허가가 예상되는 화이자 아브리스보의 산모 백신 전략에 대해서도 현장 반응은 신중하다.
항체주사인 베이포투스 및 엔플론시아와 달리 백신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는 있지만, 임산부 대상의 낮은 RSV 예방 인식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산부인과의원 원장은 "이론적으로는 산모 접종을 통한 모체 항체 전달이 매우 효과적일 수 있지만, 국내 산모들의 기존 백신(Tdap 등) 접종률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산부인과 의료진과 산모를 대상으로 RSV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RSV는 생후 4개월 이하 영아에게 감염될 경우 호흡곤란이나 급성 모세기관지염으로 단 하루 만에 상태가 중증으로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초기 방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3개 품목 모두 당분간 비급여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참고로 분만병원 및 소청과 중심으로 1회인 베이포투스의 접종 가격은 적게는 60만원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여인 만큼 이보다 낮게 책정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60만원을 시작으로 접종비가 분포하고 있다는 것이 임상현장의 설명이다.
동일한 항체주사 개념으로 출시가 예고된 엔플론시아 베이포투스의 시장 가격이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창원파티마병원 마상혁 과장(소아청소년과)은 "RSV 예방항체와 백신은 개별 맞춤형 접근에 가까워 자동차 보험을 드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며 "결국 초기 임상 현장에서 부모와 의료진의 선택을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분수령은 '환자 부담 가격(비급여 약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NIP(국가예방접종)나 건강보험 급여 진입은 비용-효과성 검증 문제로 단기간 내 쉽지 않을 전망인 만큼, 비급여로 출시될 각 제품의 사입가와 접종 비용 설정이 하반기 3파전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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