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의 생명을 좌우하는 골든타임은 4~5분. 이를 훌쩍 넘어 12분이 지나서야 심폐소생술을 했다 뇌손상을 일으킨 병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재판장 이창형)는 최근 심정지 후 12분이 지나서야 심폐소생술을 받았다가 뇌손상을 입은 환자 최 모 씨가 국가가 운영하는 A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의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법원은 병원 측이 환자에게 4억7226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했고 병원 책임은 60%로 제한했다.
최 씨는 허리 통증 및 양쪽 허벅지 위쪽 저림 증상을 호소하며 A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요추 4~5번, 요추 5번-천추 1번 척추협착증 진단을 내리고 Cage를 이용한 후방추체유합술을 실시했다.
수술 중 최 씨는 세 번을 부정맥(심실세동)이 발생했다 자연 회복되는 것을 반복했다.
수술 후 의료진은 최 씨를 중환자실로 옮겨 경과를 관찰하기로 했는데 중환자실 도착 1분 후 심정지가 발생했다.
의료진은 심정지가 발생한 직후 에피네프린, 아트로핀 등의 응급 약물만 투여하고 12분이 지나서야 기관 내 삽관과 심장마사지를 실시했다.
최 씨는 현재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지 기능 및 근력저하 등이 생겨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다.
최 씨는 수술 중 응급조치 및 수술 후 심실세동 대비 조치를 미흡하게 했고, 중환자실에서 응급조치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1심과 2심 법원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의료원의 진료기록 감정 결과, 서울성모병원의 신체 감정촉탁결과 등을 인용해 중환자실에서 응급조치 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인체는 4~5분 이상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각종 장기, 특히 뇌에 회복 불가능한 손상이 초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A병원은 응급약만 투여한 체 심정지 후 약 12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 씨는 이미 수술 중 세 번에 걸쳐 부정맥이 발생한 전력이 있었으므로 향후 자발적으로 돌아오지 않을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었다"며 "혈액 순환이 이뤄지지 않아 주요 장기에 저산소증이 유발된 것"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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