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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합의 불구하고 노인외래정액제 개선 '함흥차사'

이창진
발행날짜: 2016-10-26 05:00:59

의-정, 상담료 신설 등 합의…"원격의료 법제화 시간 끌기" 비판

의원급 의료기관의 숙원과제인 노인외래정액제 올해 내 개선은 요원한가.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와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최근 의-정 협의 실무협의를 통해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을 제외한 만성질환 상담료 등 일부 항목 수가 신설에 잠정 합의했다.

앞서 당·정·청은 지난 8월 이정현 대표 후 첫 회의를 통해 65세 이상 노인 대상 의원급 진료비 1만 5000원, 본인부담 1500원인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에 합의했다.

당정청은 지난 8월 의원급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에 합의했다.(사진:새누리당 홈페이지)
당시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원장은 "현 노인외래정책제는 1만 5000원까지 본인부담이 1500원으로, 1원만 넘어도 30% 정률제가 되기 때문에 4500원을 넘어가는 구조"라면서 "아픈 분들이 통증치료를 하지만 주사 맞은 것도 비싸지니 겁을 내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의사협회는 이미 노인외래정액제 개선과 관련 2만 5000원 상향 조정과 정액제와 정률제 혼합안, 정률제로 전환하되 본인부담 국고 보조, 노인층 연령별 본인부담 차등 등 4개안을 복지부에 전달한 상태다.

내년도 의원급 초진료 1만 4860원을 감안할 때 노인외래정액제 1만 5000원 마지노선에 다다랐다는 점에서 복지부도 제도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의-정은 실무회의를 통해 노인정액제 개선에 공감하면서도 시행 방식을 놓고 시각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협회는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안건 상정을 통한 내년 시행을 주장했고, 복지부는 건강보험 추가 재정 투입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은 다만, 구급차 의사 탑승 시 응급의료기금을 통한 별도 수가 인정 그리고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 상담료 신설, 입원환자 타 의료기관 전원 시 별도 청구 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구급차 의사 탑승 항목은 응급의료기금 등 별도 논의가 필요하고, 상담료 신설은 제3차 상대가치 개편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 시행 시기를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노인외래정액제는 수 천 억원 추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부방안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만성질환 상담료 등 수가 관련 항목은 특별한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복지부 내부도 건강보험 누적흑자 20조원이 큰 것처럼 보이나 노인외래정액제를 비롯해 입원전담전문의(일명 호스피탈리스트)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대형병원과 병의원 간 의뢰-회송 그리고 만성질환 관리 등 다양한 시범사업이 본 사업으로 시행될 경우 많게는 수 조원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사협회가 복지부 전략에 끌려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가 구체적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해결해야 하는 최우선 과제인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법제화를 위한 국회 심의를 앞두고 의원급 당근책인 노인외래정액제 등 수가 개선에 뜸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의-정은 최근 실무협의를 통해 노인외래정액제에 이견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해 정진엽 장관과 추무진 회장 첫 만남 모습.
의료계 관계자는 "1만 5000원 인상을 위한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에 공감하면서도 세부 협의에 들어가면 재정 부담을 운운하는 것은 사실상 개선의지가 없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상담료 등 수가 신설도 공감만 하고 시행 시기 논의가 없다는 것은 복지부가 추진 중인 목적 달성 이전 아무 것도 합의해 줄 수 없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비판했다.

복지부는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소위에 이어 다음주 법안소위 등 일정을 감안해 의-정 실무회의를 지속한 후 11월 중순 본 협의 재개를 의사협회에 전달한 상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측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복지부 2017년도 예산안 및 법안 심의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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