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병상 규모 A중소병원. 내년 인건비 예산으로 월 7천만~8천만원을 늘려야 할 상황이다. 2018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까지 인상된 데 따른 변화다. 문제는 인건비가 상승하는 반면 이를 충당할 수익 상승 요인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A중소병원장은 "당장 1~2년은 버티겠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고 게다가 정부가 밝혔듯 1만원까지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면 도산 위기에 몰릴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중소병원들이 소위 '멘붕'에 빠졌다.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병원계가 멘붕에 빠졌다.
19일 복수의 중소병원 관계자들은 "답이 없다" "재앙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중소병원급 의료기관은 간호조무사의 경우 기존 임금수준이 개원가 대비 더 낮았던 터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파장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지난해 실시한 간호조무사 임금 및 근로조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원급의 경우 최저인금 미만 및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비율이 40.6%높았다. 하지만 중소병원급은 48.3%로 더 높았다.
최저임금을 초과한 경우도 의원급은 59.5%인 반면 중소병원은 51.7%에 그쳤다. 상급병원급은 61.8%였다.
병원장들이 우려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연쇄 반응. 즉, 최저임금 대상자를 인상해줬을 때 윗년차 간호조무사도 일부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모 중소병원장은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6.4% 올라갔지만 연쇄적으로 인상 해줄 것을 고려하면 약 20~25% 임금 인상을 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더 문제는 중소병원급 의료기관은 간호조무사 이외 최저임금 대상 인력이 더 많다는 점이다.
게다가 병원급 의료기관은 대부분 30인 이상 규모로 정부가 약속한 지원대상인 영세업체에 해당하지 않는다.
병원계에 따르면 간호조무사 인건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이외 청소용역, 식당, 원무과, 주차, 병동보조원(환자 이송), 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인력에 대한 추가적인 인건비 상승이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원계에선 볼멘소리가 터져나오는 실정이다.
경상도 100병상 규모의 C중소병원장은 "식당은 그래도 밥값을 인상하면 되겠지만 수가를 정부에서 정해주는 병원은 답이 없다"면서 "게다가 비급여도 급여화하면서 운신의 폭이 더욱 좁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내년도 병원계 수가인상은 1.7%인데 최저임금만 올리면 어쩌란 말이냐"라면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전라도 200병상 규모의 B중소병원장은 "중소병원 상당수가 인건비 비중이 50%수준으로 매우 높은 게 현실인데 내년에는 60%를 넘는 병원이 속출할 것"이라면서 "인건비 부담이 더 늘어나면 당장 병원 경영에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타 업종에서 무인발급기 도입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B중소병원장은 "의료의 특성상 서비스분야이고 특히 지방 병원 환자 상당수가 노인이 많아 접수 등 무인발급기를 설치한다고 해도 인력감소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추가적인 인력 채용에 대해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간호인력 등 필수인력은 예외적이지만 행정직 등 인력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릴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서울지역 D중소병원 관계자는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인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고 이는 결국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정부차원의 예산지원 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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