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 발언 논란 이후 여당이 보건의료 현안별 정책기조를 담은 자료를 복지부에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보건의료정책실 간부진 회람을 주문하며 보건의료 정책 방향에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실상 경고를 보냈다.
박능후 장관은 취임 1주년 일간지와 방송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의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박 장관은 의약계 전문언론으로 구성된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첫 업무보고에서 의료인과 의료인 간 원격의료 의미라고 적극 해명하면서 진화에 안간힘을 썼다.
취임 2년차를 맞는 박능후 장관이 현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을 파악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실언일까.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 실패 원인을 '작은 문제'로 표현한 박 장관 발언도 다툼의 소지가 다분하다.
박능후 장관은 의원급 입원실 축소를 작은 문제로 표현하며 의료전달체계 개선 합의 도출을 재추진하겠다고 국회에서 답변했다.
하지만 보건의료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다른 입장이다.
박 장관 답변은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방점을 찍은 것인지, 입원실 축소를 전제한 답변은 아니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한 의원급 입원실 축소는 의료계 내부 문제로 자체 합의안을 가져오면 의료전달체계 권고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전혀 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복지학자인 박능후 장관에게 취임 1년 만에 보건의료 전문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더라도 원격의료와 의료전달체계 등 보건의료 정책 핵심 현안을 두고 현 정부 및 복지부 공무원들과 결이 다른 발언을 연이어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주요 보건의료 정책 방향 결정 후 외부에 공개하기 전까지 수많은 검독회를 거치는 복지부 의사결정 구조에서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여당 내에서는 "박능후 장관이 잘하지는 못하지만, 타 중앙부처에 비해 그럭저럭 굴러 가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중앙부처 장관의 권한은 인사와 예산 그리고 정책 결정이다.
박능후 장관의 발언 논란을 제외하더라도 실장과 국과장 등 간부진 인사에서 과거 정부와 다른 조직 장악력을 보였는지 의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을 제외한 복지부 주요 산하기관 상당수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수장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능후 장관 취임 초기 긴장했던 복지부 간부들도 말로만 정권 교체에 따른 개혁을 부르짖을 뿐 생각은 과거 정권에 멈춰 있고, 퇴임 이후 대비한 자리보전에 몰두하는 구태에 이미 길들여졌다는 지적이다.
여당 일각에서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에 보건의료 또는 복지 전문가보다 강단 있고 정무적 감각을 갖춘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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