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캐슬'. 서울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 상위 0.1%의 치열한 입시전쟁의 허와 실을 그린 이 드라마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일으켰다.
과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은 이 드라마를 어떻게 봤을까.
서울의대 신찬수 학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특정 의과대학이 드라마 소재로 이야기가 됐다는 점은 사실 부담스럽다"며 "그덕에 책임감이 더 무거워졌다"고 했다.
특히 최고 시청률 23.8%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았던 드라마였던 만큼 외부에서 서울의대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거듭 생각하게 됐단다.
그는 "말 한마디에 자칫 사교육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서울의대는 어떤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할까. 다양한 기준을 통해 선발하지만 최종 면접 과정인 다중미니면접 MMI(Multiple Mini Interview)가 당락을 좌우한다.
드라마를 통해 알려졌듯이 MMI란, 특정한 가상의 상황을 제시하고 곤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를 통해 학생의 인성, 역량 등을 평가하는 면접 시스템.
MMI는 캐나다, 영국 등 의료선진국에서 주로 적용하는 면접 방식으로 이미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주요 의과대학 면접을 위한 별도의 수업이 있을 정도다.
신 학장은 "일단 기본적으로 서류절차 등을 거친 학생들은 학업능력은 동일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돌발상황에서 대처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평가"라며 "학생 당 4~5개 방을 거치면서 다양한 상황을 겪다보면 인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AI시대에서 좋은 의사가 되려면 학업능력 보다는 인성과 상황 대처 능력, 판단력 등 중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울의대는 한발 더 나아가 학생 선발방식에 대한 과학적 검증에 돌입했다.
신 학장은 "서류, 면접 등 다양한 선발 기준 중 어떤 항목이 의과대학 학습 수행 능력과 연관이 있는가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며 "의대에 적합한 학생 선발의 일환으로 어떤 입학 전형요소가 중요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의대는 선발보다 이후 교육과정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올해로 2016년 이종욱 교육과정 시행 3년째. 내년이면 새로운 교육과정을 받은 학생들이 새내기 의사로 배출되는 첫해인 셈이다.
신 학장은 "내년에 첫 졸업생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단 교과과정에서 연구를 강화한 것은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본과 2년에 10주간 실시하는 연구과정은 학생들에게 의학연구는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을 확실하게 정립할 수 있는 과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의대교수마다 빅데이터 등 다양한 연구과정을 개설하고, 학생들은 관심 있는 연구주제를 선택해 해당 교수와 함께 10주간 연구를 진행하는데 그 수준이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요즘처럼 '개원'을 목표로하는 의사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연구에 재미를 느낀 학생들은 연구하는 의사를 목표로 삼기도 한다고.
그는 "실제로 본과 과정을 다 마치기도 전에 휴학을 하고 연구에 전념하고 싶다는 학생도 있다"며 "예과 연구과정 발표회에서도 간혹 놀라운 내용을 발표하는 경우가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교육과정에서 '연구하는 의사'를 계속 강조할 예정"이라며 "그것이 서울의대가 나아가야하는 방향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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