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청희 급여이사 "난감할 정도로 낮은 재정에 이해를 구한다"며 사과 "전 유형 결렬까지 각오" 이례적 입장 표명
"사과부터 하고 시작해야 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대표해 요양기관 유형별 수가협상을 이끌고 있는 강청희 급여상임이사가 뜬금없이 공급자단체에게 고개를 숙였다.
공급자단체들이 자료제출 등 적극적인 수가협상 참여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에서 나온 사과표시다.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이사는 지난 29일 차례로 진행된 대한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와의 2차 수가협상을 시작하기 전 모두발언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이날 오후 병원협회와의 2차 수가협상 자리에서 강청희 급여이사는 송재찬 상근부회장을 대표로한 병원협회 수가협상단에 "난감할 정도로 낮은 밴드(추가재정소요분)가 제시돼 (공급자 단체에)이해를 구하고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강 급여이사는 "(공급자단체가) 수가협상에 필요한 의견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운영 소위에서 원치 않은 밴드를 제시받았다"며 "공급자와 가입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그 폭이 줄지 않으면 앞으로 수가협상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지난 23일 열린 재정운영 소위에서 건강보험 재정 적자를 우려한 가입자 측이 수가인상에 필요한 재정투입에 난색을 표시한데에 따른 건보공단이 입장이다.
실제로 병원협회와의 협상 직후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난 강 급여이사는 공급자단체에 고개를 숙인 배경을 설명했다.
강 급여이사는 "병원 유형을 대표하는 병원협회의 경우 보장성강화 정책에 적극 협조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들이 수용할 정책이 많다"며 "수가협상의 결과와 보장성강화 정책이 맞물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사전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배경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급여이사는 지난해 2개 유형 결렬에 이어 올해 '전 유형 결렬'까지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밴드를 결정하는 재정운영 소위가 수가인상을 위한 재정투입에 보수적으로 접근한데에 따른 부담감을 호소한 것인데, 급여이사가 직접 나서 전 유형 결렬까지 언급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
강 급여이사는 "밴드 내에서 수가협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 유형 결렬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올 수 있다"며 "재정운영 소위의 밴드 결정에 따라서 이번 수가협상을 복지부로 넘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가입자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재정소위에도 의료계의 의견을 건의할 생각"이라며 "다만, 수가협상이 가능한 밴드 수치조차 제시되지 않고 협상의 여지가 없어진다면 앞으로 건보공단이 해당 책임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공개적으로 재정운영 소위에 의견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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