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회장 "의사 참여 안 하면 제도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 "의사가 중추적 역할해야…방문진료 수가, 일본 사례 참고해야"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 일명 커뮤니티케어 사업에 지역의사회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라북도 전주시의사회가 그 주인공.
커뮤니티케어 사업은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주도권을 '지역의사회'가 잡아야 한다는 대한의사협회의 기조와도 맞닿아있다. 의협은 제도 안에서 지역의사회의 적극적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
전주시는 커뮤니티케어 사업에 참여하는 8개 기초자치단체 중 하나다. 전주시의사회는 유일하게 지역의사회 간판을 내걸고 전주시와 커뮤니티케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는 김종구 회장(김종구내과)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 회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 통화에서 "무조건 반대할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의사가 제도에 반대하고 나서면 국가는 보건소를 통해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의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방문간호사 제도에 수가를 붙여서 의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하는 등 아주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커뮤니티케어 방향을 바로 세우기 위해 수가, 시스템 설계 등에 대해 의사가 중추적인 위치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회원들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음 달 중 설명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구 회장이 커뮤니티케어 사업 참여를 결심한 데는 개인적 경험이 한몫했다.
그는 "2017년 어머니가 담도암 수술을 받으셨는데 수술준비 검사 중 췌장염 합병증까지 발생해 큰 수술이 됐다. 오전 7시에 들어가서 저녁 9시가 돼서야 수술이 끝났으니 말이다"라며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매일 아침마다 어머니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퇴원 후에도 매일 아침 어머니를 찾아 건강 관리를 해드렸고 그 결과 어머니는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찾으셨고 다른 합병증도 없이 회복할 수 있었다"라며 "아들이 의사였기에 퇴원 후에도 관리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 어머니와 비슷한 환경에 놓인 다른 환자들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전주시와 전주시의사회가 계획하고 있는 커뮤니티케어 사업 모형은 이렇다. 요양(종합)병원 퇴원 노인 및 병원 접근이 어려운 재가 노인에 대해 방문간호팀이 일상생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시 지역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의뢰하고, 상황에 따라 방문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방문간호팀은 환자 퇴원 후 추적·관찰 주증상 변화 상태 및 활력 증후, 혈압 혈당 상태, 인지 기능 및 심리상태, 식욕 및 전신상태, 호흡기 및 소화기·비뇨기계 상태, 운동과 관절 기능 상태 등을 확인한다.
의사회는 환자 건강상태 체크리스트를 개발하고 환자 건강에 이상이 있을 때 내원해야 할 의원을 소개해주며 진료 후 필요시에는 방문진료로 연계한다.
7~8월 사업 참여자를 모집하고 건강체크리스트 등을 만드는 등 준비를 거친 뒤 9월부터 사업을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환자 건강에 이상이 발생하면 조기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사회가 소개하고 환자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면 방문진료가 가능토록 할 것"이라며 "원칙은 대면진료다. 방문진료도 이 원칙 안에서 지역민을 케어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을 시작하면 환자 연계 및 보고, 한 달에 한 번씩은 환자 관리 진행 정도 결과 논의 등 의사회 행정 업무가 많아질 것"이라며 "인력 보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뮤니티케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방문진료'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의 결단은 더욱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실제 한 지역의사회는 방문진료에 대한 회원 찬반투표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방문진료 '수가'.
김 회장은 "한 번 방문하면 이동시간까지 포함 최소 1시간은 걸린다"라며 "한 시간 의원을 비우고 이동하는 거라면 한 시간 동안 이동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수입을 참고한 보상이 필요하다. 여기에 야간 이동 부분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사례를 준용해 그 절반만이라도 줘야 한다. 최소 시간당 30만~45만원 수준이 돼야 한다"라며 "수가가 생각보다 낮게 책정된다면 그때 사업 방향에 대해 회원의 뜻을 물어도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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