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발표했다.
당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약단체와의 수가협상에서 제시한 진료비 실적자료와는 상이한 결과의 통계지표를 발표한 것이다.
심평원은 24일 '2018년 진료비 주요통계' 자료를 발표하고, 지난해 주요 종별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감 현황을 공개했다.
그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심평원은 지난해 진료비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건강보험 주요통계와 진료비 통계지표를 함께 마련‧발표한 바 있다.
기존에는 비슷한 시기 건강보험 주요통계와 진료비 통계지표를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각각 발표했지만, 업무 혼선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2016년부터 함께 마련‧발표하는 방식으로 개선한 것.
하지만 올해 의약단체와의 수가협상이 진행되는 5월이 지나서도 통계자료 발표가 늦어지자 심평원은 종합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의 심사업무가 본원에서 지원으로 이관되면서 통계의 갭(gap)이 발생한데 따른 오류 수정작업이라고 해명한 상황.
이를 근거로 복지부는 건보공단이 의약단체와 수가협상에서 제시한 진료실적은 통계상의 오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쏠림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당초 건보공단이 내놓은 2018년도 요양기관 종별 진료실적 자료에 따르면, 42개 상급종합병원의 총 진료비가 2017년도와 비교해 약 3조원, 25%나 늘어났다고 집계‧발표됐기 때문이다.
통계상으로는 문재인 케어 추진에 따라 상급종합병원 쏠림이 가중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2017년 심평원이 종합병원 심사를 지원으로 이전하면서 상급종합병원 심사를 11개월 밖에 못했고 지난해에는 13개월 심사한 결과가 됐다"라며 "지급 시점으로 보면 진료비가 많이 증가한 것처럼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 과장은 "진료를 본 시점으로 보정하면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진료비 증가율은 11%, 동네의원도 11% 늘었다"라며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가 늘고 있지만 급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문재인 케어와 연결 짓는 것에 대한 팩트도 못 찾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심평원이 이번에 발표한 통계지표상 상급종합병원의 2018년도 진료비는 13조 4544억원으로 전년도(11조 9670억원) 대비 12.43% 증가해 복지부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즉 지원 이관에 따른 심사지연 금액을 보정한 결과 상급종합병원 쏠림은 다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나머지 종별 의료기관의 2018년 진료비를 살펴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은 15조 2471억원으로 전년 대비(13조 7437억원) 10.94% 증가했으며, 종합병원은 12조 8858억원으로 전년 보다 13.97% 진료비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의료계는 심평원의 이 같은 통계지표 발표에 수가협상 당시 건보공단 측이 제시한 통계자료에 문제가 있었으니 협상 자체를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문제를 삼고 있다.
복지부와 심평원의 입장대로라면 건보공단은 수가협상에서 통계에 오류가 있는 자료로 수가협상을 벌인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논란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수도권의 한 중소병원장은 "수가협상에서 가입자단체들은 재정지출이 늘었으니 이를 반영해 소위 밴딩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나. 재정위원회가 협상 초반에 보수적으로 밴딩을 설정한 주된 이유"라며 "처음부터 문제가 있던 자료로 협상을 했으니 정부 말대로라면 협상을 다시 해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전에 정부가 발표했던 자료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해는 안되지만 정부의 태도 측면에서는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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