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4개 병원 1만 3872건 이식 수술 후향적 분석 연 24건 미만 병원 60건 이상 대비 모든 지표 후진적
한달에 두건 미만의 신장 이식 수술을 하는 병원이 일주일에 1건 이상 수술을 하는 병원에 비해 사망률이 최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이러한 차이는 1년 이식 실패율과 장기 생존율 등에도 큰 차이를 주고 있는 만큼 미국과 같은 질 관리 제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서울의대 마취통증의학과 류호걸 교수팀은 연간 신장 이식 건수에 따른 병원별 실패율과 사망률 사이의 연관 관계를 분석하고 21일 대학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 medicine science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doi.org/10.3346/jkms.2019.34.e260).
현재 미국 등은 정부의 주도로 신장 이식에 대한 인증 제도와 질 평가 제도가 도입돼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국내에서 이뤄지는 신장 이식 건수가 이식 후 기능 유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 74개 병원에서 이뤄진 1만 3872건의 이식 수술을 후향적 코호트로 분석했다.
연간 신장 이식 건수가 24건 미만인 병원(소그룹)과 24건에서 60건 사이(중그룹), 60건 이상인 병원(대그룹)으로 나눠 이러한 이식 건수가 이식 후 신장 기능 유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전체 1년 이식 실패율은 7%로 이식 규모 별로는 대그룹이 5.1%로 현저하게 낮았다. 하지만 중그룹은 9.7%까지 치솟았고 소그룹도 8.2%로 대그룹을 훨씬 웃돌았다.
사망률 또한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기타 다른 사망 요인을 보정한 결과 소그룹은 대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1.75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긴급한 신장 이식이 이뤄진 경우 소그룹은 대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2.01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간그룹도 대그룹에 비해 1.27배가 높았다.
노인 그룹은 더욱 큰 차이를 나타냈다. 소그룹이 대그룹에 비해 4.6배나 사망률이 높게 나타난 것. 중간 그룹도 2.35배가 높게 분석됐다.
노인일수록, 긴급한 신장 이식 수술일수록 수술을 많이 하는 병원과 적게 하는 병원간에 사망률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의미다.
이는 최대 9년간 이어진 장기 이식 생존 분석에서도 마찬가지 결과를 나타냈다. 연간 이식 건수가 많을 수록 최대 생존율이 우수한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전체 입원 기간은 오히려 소그룹이 더욱 짧은 경향을 보였다.
평균 28.1±17.7일의 전체 입원 기간을 기록한 가운데 대그룹은 29.3±16.8일로 평균보다 길었지만 소그룹은 28.7±17.0일로 상대적으로 짧았다.
교신저자인 류호걸 교수는 "이식 장기는 매우 소중한 자원인 만큼 자격을 갖춘 이식 센터를 선정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도적 장치는 필수적"이라며 "미국의 경우 모든 이식 센터에 대해 양적, 질적 표준이 정립돼 있지만 한국에는 그러한 규정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아무런 조건이나 기준없이도 장기 이식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연구 결과 다수의 센터에서 1년 이식 실패율이 최대 30%가 넘어갔고 사망률도 높게 나타난 만큼 장기 이식센터의 질 관리를 위한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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