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진료비 통계…전년 같은 기간 비해 약 2천만원 늘어나 뇌 MRI는 빙산이 일각? 의료현장 "내년 하반기 척추 MRI 무섭다"
정부가 문재인 케어 추진에 따른 예측 실패를 감내하면서 까지 뇌‧뇌혈관 MRI 건강보험 적용 1년 만에 기준 축소 감행을 결정했다. 재정추계 대비 지출액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뇌‧뇌혈관 MRI 급여적용 전과 후를 분석해보니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급여액 증가는 상상을 초월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심사실적 기준 '2019년도 상반기 진료비 통계지표'를 토대로 표시과목별 의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 매출 변화를 비교했다.
전년도인 2018년도 심사실적 기준 상반기 진료비 통계지표와 비교‧분석한 것으로, 월 급여 매출은 상반기 진료과목별 요양급여비용을 표시과목별 의원급 의료기관 수로 나눈 값이다.
그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 중에서도 '영상의학과'의 건강보험 급여액 증가가 폭증했다. 2018년 상반기보다 2019년 상반기 '40%'가 넘게 급여액이 급증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영상의학과의 경우 올해 상반기 월 평균 급여 매출은 6578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월 급여 매출이 4659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2000만원, 증감률로는 41%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2018년 10월 급여권으로 들어온 뇌‧뇌혈관 MRI가 만들어 낸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같은 시기 개원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2018년도 상반기 152개소였던 영상의학과 의원은 2019년 상반기 1개 더 늘어난 153개소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평원의 진료비 통계지표는 복지부가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뇌‧뇌혈관 MRI 급여축소의 근거로 밝힌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복지부도 MRI 급여에 따라 예측한 기존 재정 추계액 대비 66~71% 급증한 원인으로 병‧의원급의 검사건수 급증을 꼽았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각각 2.1배, 3.4배 검사 건수가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병‧의원은 6배나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단체 보험이사는 "영상의학과의 건강보험 급여액이 늘어난 것은 MRI와 초음파의 영향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검사건수 증가도 있지만 기존 비급여 영역이었던 것이 급여로 청구되면서 늘어난 영향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 표시과목별 의원급 의료기관 중에서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는 종합신경인지검사(SNSB, CERAD-K 등)가 급여액 증가의 이유"라며 "흉부외과와 비뇨의학과는 초음파 급여화에 따른 영향이 비로소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뇌 MRI는 빙산의 일각? 2020년 '척추' 급여화 예고
이 가운데 의료현장에서는 뇌‧뇌혈관 MRI 급여 보다 당장 내년이 더 우려스럽다고 말한다.
바로 2020년 하반기 척추 MRI 급여화가 예고 돼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2020년 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르면, 척추 분야 MRI는 10월 건정심 의결을 통해 11월 시행할 예정이다. 같은 하반기 초음파는 흉부(8월)를 시작으로 심장(12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척추와 함께 당초 2020년 항목에 포함될 계획이었던 근골격계 MRI는 2021년 대상으로 유보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
의료현장에서는 척추 MRI의 경우 뇌‧뇌혈관 MRI보다 급여 건수 증가에 따른 투입재정 급증이 훨씬 우려되는 항목이라고 꼽는다. 비급여에서 급여권 포함에 따른 자연적인 환자 증가와 더불어 뇌‧뇌혈관보다 급여기준을 제한하기가 훨씬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한 중소병원장은 "사실 뇌‧뇌혈관 MRI보다 내년도 예정된 척추 MRI의 검사건수 급증이 더 우려스럽다"며 "뇌 MRI는 일반적인 두통‧어지럼증 검사의 급여기준을 제한했다지만 척추 MRI의 경우는 웬만해서는 검사 시 의학적으로 질환이 의심스러운 부분이 대부분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복지부의 의학적 필요 시 모두 급여화하겠다는 원칙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뻔하다"며 "이 때문에 2020년 척추, 2021년 근골격계에 예정된 MRI 급여액은 현재보다 더 우려스러울 수 있다. 그러면서도 척추와 근골격계 MRI에만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했다가는 형평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어 복지부가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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