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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제형 장착한 콜린알포세레이트, 현장 수요는 '미지근'

발행날짜: 2020-01-21 05:45:56

파우치 시럽 형태 32개 품목간 경쟁 본궤도
"환자 특성상 타 알약 복용시 시럽제 더 불편"

치매치료제, 인지장애 개선제 등의 약물에서 시럽, 패치제와 같은 새 제형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신약 가뭄에 시달리는 약물 특성상 제품간 차별화 전략이 제형 차별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 다만 기존 제형이 철옹성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이런 승부수가 실제 처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0일 의료·제약계에 따르면 인지장애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시럽 형태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얻은 진양제약 아세콜시럽, 크리스탈생명과학 콜린알세시럽을 포함 총 시럽형은 현재 32 품목에 달한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인지기능개선제로 뇌신경 손상으로 저하된 신경전달 기능을 정상화하고, 손상된 뇌세포에 직접 작용하여 신경세포 기능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기존 약은 캡슐과 정제 형태가 일반적인데 캡슐의 경우 장방축이 15mm가 넘어 노인이 복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보통 70세 이상 고령환자의 절반 이상이 연하 장애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복용군인 노령층을 위해선 새로운 제형이 필요하다는 게 제약사들의 입장.

다양한 제약사들은 시럽을 파우치에 담은 제형을 선보이며 휴대가 간편하고 물없이 복용해 편리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효용성에 의문 부호를 달고 있다.

인지중재치료학회 양동원 회장은 "노인 환자들이 콜린알포세레이트만 단독으로 복용한다면 시럽제가 유용할 수 있다"며 "다만 인지장애 개선제를 복용하는 많은 환자들이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하기 때문에 시럽형의 장점이 많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포함해 기타 약을 한번에 복용하는게 환자들 입장에서는 더 편할 수 있다"며 "다른 약은 물과 함께 복용하고 콜린알포세레이트만 포를 꺼내서 뜯어 먹는 것이 더 불편하지 않은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부터 시럽형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몸담고 있는 본원을 비롯해 많은 곳에 시럽제가 랜딩이 되지 않았다"며 "아직 처방 현장의 수요는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중반부터 시중에 풀리기 시작했지만 시럽형의 수요는 생각보다 낮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시럽 제형은 기존 제형에 덧붙여 나온 것으로 옵션의 개념이지 이것으로 승부를 보려는 게 아니"라며 "시럽형을 보유한 제약사 대부분 정제, 캡슐형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과 달리 아직 임상 현장에서의 반응은 크지 않다"며 "우리도 클리닉 위주로만 접근하고 있어 대학병원 약제위원회를 통과한 곳은 없다"고 덧붙였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 기준 작년 11월 유나이티드제약의 콜린알포세레이트 시럽 제형은 5700만원, 대웅바이오 품목은 2400만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 정/캡슐의 한달 평균 판매액이 83억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시럽형의 수요는 아직 미완성인 셈.

치매학회 최호진 홍보이사는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습기에 약하고 캡슐은 노인들이 먹기 불편해 제약사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정제 형태도 나왔지만 노란색 캡슐 형태에 익숙해져서 새제형에는 미지근한 반응"이라며 "기존 제형 확실한 개선이 있어야만 임상 현장에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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