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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고객센터 가보니...中입국 전수조사에 전쟁터 방불

발행날짜: 2020-02-10 05:45:57

20여명 상담원이 매일 1100여명에 전화해 증상파악
주말 반납 감염병 차단 총력 "메르스 악몽 재현 없다"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23층에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객센터.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한 심평원 고객센터 직원들은 쉴 새 없이 전화를 걸며 중국 입국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 여부를 체크한다.

지난 5일 오전 10시 메디칼타임즈가 보안과 손 소독까지 하고 콜센터 문에 들어서자 한눈에 큰 화면부터 보인다. 현재의 고객센터 ‘서비스’ 레벨을 알려주는 현황판이다. 서비스 레벨 ‘90’이라는 현황판 숫자가 보여주듯 신종 코로나 사태임에도 고객센터 직원들은 병‧의원 진료에 따른 일반 환자의 민원과 함께 중국 우한 입국 환자들의 증상 체크 여부를 전수 조사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최선을 다해 전화에 응대하고 있었다.

심평원 고객센터는 정부가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 방침을 결정된 직후부터 투입돼 매일 1100명이 넘는 인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스팸차단'에 '욕설'까지…신종 코로나 관리 최전선

심평원 고객센터는 지난달 말부터 중앙방역대책 본부와 협조해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내‧외국인 약 1200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증상 여부를 묻는 전화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중국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를 지시한 이후 주말도 쉴 새 없어 매일 전화로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곳에서 전화를 응대하는 직원은 94명. 주간 기준이다. 주말에도 약 20명이 돌아가면서 출근해 우한 입국자에 대한 전수 조사를 펼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가 가장 큰 우한 입국자를 최전선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수조사를 시작한 초기에는 소위 '스팸전화' 취급을 당하기 일쑤였다. 국민들에게 심평원이 '1644-2000번'으로 전화하는 일이 흔치 않을뿐더러 최근 들어 '1644-2000번'을 악용해 돈을 요구하는 범죄까지 발생한 탓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심평원의 반응.

전체 근무자 94명 중 20여명이 매일 전수조사에 투입돼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심각한 국가적 위기 사태인 만큼 많은 '스팸전화'으로 차단되는 일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심평원 고객서비스부 문강숙 차장은 "전수조사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스팸으로 차단되거나 욕설까지 듣는 일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줄어들고 있다"며 "현재는 무선 전화를 갖고 있지 못한 일부 외국인을 제외하고선 전부 발열 등 증상을 체크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짜증보다는 오히려 고맙다는 반응이 더 많다. 오히려 자신들의 가족들 때문에서 인지 신종 코로나 상황을 묻는 입국자들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심평원 고객센터는 추가로 외국인 입국자까지 관리하게 되면서 증상 여부를 체크할 때면 자신도 모르게 손 발짓을 모두 써간다고.

문 차장은 "현재 24명 정도가 주소지 파악이 어렵지만 하루에 100통화 이상씩 하면서 증상여부를 체크하고 있다"며 "외국인 정보가 추가되면서 이들도 최근 전화로 체크하는데, 한국어 사용이 어렵다. '덜덜'이나 '오들오들'의 표현을 써가면서 증상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평원은 고객센터 전화가 스팸전화로 차단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됨에 따라 전화를 받아달라는 요청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메르스 악몽 재현이란 없다" 사태해결까지 총력

지난 2008년부터 운영 중인 심평원 고객센터는 94명의 상담원 중 70%가 5년 이상의 장기근속자인 만큼 건강보험 제도 측면에서는 전문가를 자부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건강보험 제도에 따른 환자와 일선 병‧의원들의 민원까지 도맡아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평원 고객센터는 매월 보건복지부 고시 변경사항을 상담원들에게 숙지하고 있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종의 시험을 보는 것인데, 최근 신종 코로나 전수조사로 인해 업무는 배로 늘어나 고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건강보험제도에 있어 '전문가'를 자부하고 있지만 이들에게도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다. 바로 2015년 메르스 사태다. 그래서인지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도 업무의 과부하를 시달리고 있음에도 묵묵히 전수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상담원들은 강조한다.

심평원 고객센터 전경이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상담 업무에 투입돼 활동한 바 있다.
이들은 사태가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는 우려감 속에서도 사태가 확대되지 않도록 1339 콜센터를 도와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객센터서 근무하는 한 상담원은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를 볼 때마다 메르스 사태가 떠오른다. 당시에도 고객센터도 조사에 도왔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라며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탓에 전염병의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중국 외 다른 나라 입국자 조사 업무가 부여된다 해도 이를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건강보험 상담업무에 더해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를 책임지면서 30%가량의 업무가 추가로 늘어나면서 94명의 상담원들이 업무 분담을 통해 일을 하고 있다"며 "물론 전화 통화 지연 등 문제가 제기되고, 욕설이나 짜증을 받아내야 하는 감정노동을 하다 보니 힘든 점도 있다. 그러나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업무에 계속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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