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진료 원칙을 훼손하는 원격진료는 반대"
코로나19 사태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진료 확산 분위기 속에서 이 같은 대한의사협회 입장은 견고했다.
의협은 원격진료는 절대 불가하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장외 기자회견을 열고 원격진료 불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정부 태도 변화를 인지하고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해 상임이사회에서 토론까지 거쳤지만 결론은 그대로였다. 그 흔한 성명서 발표도, 관련 위원회 구성도 없었다.
의협은 22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원격의료에 대한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주무 이사인 김대하 홍보이사 겸 의무이사는 "브레인스토밍 차원의 토의였다"라며 "대면진료 원칙을 훼손하는 원격진료는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적절히 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협은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 허용되면서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상임이사회에서도 "코로나19라는 신종 전염병 확산의 비상상황에서 비대면 의료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일본은 이달부터 초진 환자에 대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라고 현재 분위기를 공유했다.
우리 정부 역시 전화상담·처방의 한시적 허용을 넘어 4차산업 육성 방안 중 하나로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꺼내들고 있다.
분위기는 분위기일 뿐이었다. 원격진료 반대라는 의협의 입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의협 최대집 회장도 지난 14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전화진료가 일시적으로 일부 일어나고 있지만 원격진료 정책에 대한 의협 입장을 바꾸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정부와 원점에서부터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있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습니다.
이번 상임이사회에서도 원격진료 반대는 대의원회 수임 사항이기 때문에 의협 입장을 자유롭게 정할 수 없다며 소극적인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 진료가 의료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 대표 단체인 의협이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진료과의사회 임원은 "원격진료 무조건 반대를 외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협은 원격진료의 파급력을 끊기 위한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라며 "의원급 의료기관을 위한 대안이 없으니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광역시의사회 임원도 '대의원회 수임사항'이라는 이유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인에 대한 위상이 상당히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이슈 선점에 유리하다는 것"이라며 "(현재 분위기를) 잘 활용해서 국민을 설득하고, 대의원회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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