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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겪어보니…지방의료원 확대 시급하다"

이창진
발행날짜: 2020-06-30 17:45:39

대전·울산 등 보건시민단체 "지역 일자리 등 부가가치 창출"
장철민 의원 주관 국회 토론회…걸림돌 '예비타당성' 조사 완화 촉구

대전과 울산 등을 중심으로 지방의료원 신설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국회와 보건시민단체는 경제성에 입각한 기획재정부의 지방의료원 설립 예비타당성 심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대구 동구)은 30일 국회 도서관에서 '신종 감염병 예방을 위한 대전의료원 등 지방의료원 필요성' 정책 토론회를 주관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 주관으로 열린 지방의료원 필요성 국회 토론회 모습. 이날 토론회는 방역을 위해 모든 연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여당 대전 지역구 이상민, 박범계. 조승래, 황운하, 박영순 의원 그리고 대전의료원설립시민운동본부와 전국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등이 공동 주최했다.

경상의대 예방의학교실 정백근 교수는 발제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체 69개 감염병 전담병원 중 지방의료원이 35개소(50.7%)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최중증 및 중증 환자 일부를 제외한 입원환자 대부분 지방의료원 수용 가능하다"며 지방의료원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지방의료원의 감염병 위기 수단과 정책수단으로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면서 "특히 지방의료원 확대와 관련 경제성 논리에 기반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로 한 발짝도 못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백근 교수는 "지방의료원은 필수의료 제공과 함께 일자리 창출과 지역주민 건강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어렵다면 조항을 완화해 지방의료원 설립을 신속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정영호 선임연구위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중심으로 감염병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을 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메르스 사태는 총 186명의 확진자(38명 사망), 격리자 총 1만 6693명 등으로 2015년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지속됐다.

정영호 연구위원은 의료기관을 비롯한 사회경제적 손실액 관련, "도소매, 운송, 음식점, 숙박 등 메르스 사태로 전 산업에 미치는 부가가치 유발 감소액은 4조 3972억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메르스가 수요에만 영향을 미쳤다면 코로나19 사태는 수요와 공급 충격을 동반했다. 코로나19가 미치는 사회경제적 피해는 현재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사회적 투자 우선순위를 도출해 투자의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지방의료원 확대에 무게를 실었다.

의사단체가 빠진 토론에서도 지방의료원 확대로 의견이 모아졌다.

대전의료원설립운동본부 조부활 집행위원장은 "대전 E대학병원은 코로나 사태 초기 안내문을 통해 감염내과 전문의 부재로 진료가 어렵다고 폐렴 의심 시 다른 병원 의뢰를 요청했다"고 전하고 "신종 감염병은 민간 의료기관이 감당할 영역이 아니다. 문정부의 공공의료 확충 출발점은 대전의료원 설립이 돼야 한다"고 주창했다.

복지부 노정훈 과장(맨 왼쪽)는 지방의료원 설립을 위한 지자체간 협력을 주문했다.
울산건강연대 김현주 집행위원장은 "울산지역 공공병원은 시민노인병원 하나 뿐 이다. 울산대병원은 음압병상 5개로 확진자 증가로 울산은 패닉 상태였다"면서 "산재병원으로 공공병원을 퉁치면 안 된다. 울산의료원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연합 정형준 정책실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지방의료원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수익성과 경제성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면서 "공공병원 첫 기능은 평시 진료의 표본을 제시하는 것이다. 일산공단병원이 위치한 고양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진료비가 낮다. 기재부가 지방의료원을 애물단지로 보는 이유는 독립채산제 도입 후 봉직의 인센티브 부여에 따라 의료인이 빠져 나가는 등 수익성 중심 경영에서 시작됐다"고 꼬집었다.

정형준 실장은 "지방의료원이 코로나19 대응 뿐 아니라 적정진료 표준을 제시하고 민주적 결정구조에 기반한 공공병원으로 가야 한다"며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평가를 경제성에서 가치평가로 수정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재정부처의 눈치를 보는 복지부는 지자체간 협공 작전을 주문했다.

공공의료과 노정훈 과장은 "지방의료원 필요성은 특정 지역이 아닌 모든 지자체의 이슈이다. 다른 지자체와 함께 노력해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기획재정부가 신종 감염병에서 지방의료원이 어떤 기여를 하는지 자료를 요구해 대전시에서 의견을 취합한 내용을 전달했다. 복지부의 분발과 당부 그리고 국민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토론회를 마련한 장철민 의원은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의료 체계 강화를 국가적 과제가 됐다. 국가의 역할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전제하고 "첫 과제인 대전의료원 설립은 대전 동구 주민들의 열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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