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형 간염 환자의 상당수가 항 바이러스 제제를 복용하면서 금기 약물을 포함해 다양한 약물을 제한없이 병용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환자의 97%가 항 바이러스 제제를 복용하면서 1년에 평균 8개 이상의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던 것. 주된 이유는 동반 질환 때문이었다.
국내 C형 간염 환자 상당수 동반질환 보유…치료 난항
이러한 문제들은 13일 대한소화기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인 GUT&LIVER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doi.org/10.5009/gnl19387)
C형 간염 환자들 상당수가 동반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의과대학 정숙향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C형 간염 환자들의 동반 질환과 약물 복용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 4만 7104명을 대상으로 심층 분석을 진행한 것이 이번 연구의 골자다.
연구 결과 국내 C형 간염 환자 중 84.8%가 C형 간염 치료를 받는 가운데서도 동반 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동반 질환을 가진 비율은 연령이 높아질 수록 더해졌다. 만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는 무려 93.6%가 2개 이상의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흔하게 가지고 있는 동반 질환은 심뇌혈관 질환으로 52.8%를 자치했다. 다음으로 당뇨 등 내분비 질환이 52.4%를 기록했으며 소화기 질환이 50%로 뒤를 이었다.
질병별로 보면 역시 고혈압이 31.8%로 가장 많았고 식도염 혹은 역류성 소화기 질환이 30%를 차지했으며 이상지질혈등 21.2%, 당뇨병 20%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만 75세 이상의 고령 환자들 중에는 4.3%가 이같은 동반 질환 외에도 B형 간염에 동시에 감염된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국내 C형 간염 환자의 84.8%가 평균 2.4개의 동반 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며 "특히 나이가 갈수록 동반질환이 많아지는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동반질환으로 인해 약물 병용 심각…금기약물도 다수
이렇듯 상당수 C형 간염 환자들이 동반 질환을 함께 치료하면서 직접 작용 항 바이러스 제제(DAA)외에도 다른 약물을 병용하는 사례도 상당했다.
항 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중에 병용 금기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환자가 상당수였다.
약물 상호 작용(DDI)의 위험성을 조사한 결과 무려 96.8%가 항 바이러스 제제를 복용하면서 다른 약물을 함께 처방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C형 간염으로 항 바이러스 제제를 처방받는 환자 4만 7104명이 처방받은 약물은 총 37만 9536개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연 단위로 분석하면 1년에 환자 한명당 8.1개의 각기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 또한 연령이 높아질 수록 심해졌는데 18세에서 34세의 환자들은 평균 5.4개의 약물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75세 이상은 무려 9.8개에 이르렀다.
이들이 항 바이러스 제제를 복용하면서 처방받은 가장 대표적인 약물은 진통제로 83.3%에 달했고 위장약이 80.1%, 항균제가 67.9%, 항응고제가 59.1%로 동반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약물들이 항 바이러스 제제와 병용할 수 없다는데 있었다. 항 바이러스제제와 DDI가 일어날 수 있는 금기 약물 비율을 조사한 결과 무려 최대 38.9%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향후 항 바이러스 치료를 진행하기 전에 환자의 동반 질환을 철저히 살피고 DDI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1저자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숙향 교수는 "우리나라 C형 간염 환자 중 무려 97%나 DDI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항 바이러스 치료를 진행함에 있어 동반 질환과 복용 약물에 대한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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