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심평원, 병‧의협 등 의료단체 순회 간담회 진행 후 규정 완화 14일→30일로 변경했지만 일각선 "규제적 성격 지우기 어렵다" 지적
의료계로부터 '또 하나의 현지조사' 혹은 '자료폭탄'이라고 하면서 원성을 샀던 자율점검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논의를 거쳐 '요양‧급여비용 자율점검제 운영 기준' 개정안을 공고, 의견수렴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점검제는 현지조사 실시 이전에 이미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중 부당의 개연성이 있는 내역을 해당 병‧의원에 통보해 스스로 점검하고 확인된 사실을 소명‧제출토록 하는 제도다.
자율점검 결과를 신고한 요양기관의 경우 현지조사 면제 및 행정처분(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감면 적용을 받게 되는데 2018년 하반기 시범사업을 거쳐 제도화하면서 현재 심평원이 맡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병‧의원의 현지조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자 제도가 설계됐지만 일선 병‧의원들은 제2의 현지조사라고 비판하며 부담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
이는 심평원이 자율점검제 대상으로 선정, 해당 병‧의원에게 2주 내에 무려 3년치에 달하는 자료 제출을 요청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인후두소작술' 등 주요 질환의 자율점검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이비인후과의사회를 중심으로 한 병‧의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1만 5천여건에 달하는 착오 및 부당청구에 대한 진료기록부나 영수증 등 방대한 내용을 통보 받은 후 14일인 2주내에 우편 혹은 직접 제출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복지부는 현재 '14일 이내 혹은 제출이 불가능한 경우 14일의 기간을 정해 재통보'하도록 했던 것을 '30일 이내 및 30일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을 연장'하도록 규정을 완화하기로 했다.
즉 자율점검 대상으로 병‧의원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받을 경우 앞으로는 30일 이내로만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단체 보험이사는 "그동안 심평원을 중심으로 병원협회와 의사협회 등 자율점검제 대상이 되는 의료단체와 간담회를 진행했다"며 "자율점검제의 시작은 현지조사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었다. 이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선 자료제출 기간 완화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30일로 연장했다고 해서 병․의원들이 자율점검제를 만족할 지는 의문이다. 일단 규제로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이번은 심평원에 자료제출 기간 완화를 요청했는데 복지부와 심평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추가적으로 자율점검제 관련 문제가 되는 점이 있다면 적극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복지부로 업무 위탁을 받은 심평원은 자율점검제 전담 부서를 신설‧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요양기관 현지조사와 함께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심평원 관계자는 "현지조사와 함께 자율점검제도 올스톱된 상황"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위기상황이 해소돼야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최근 현지조사의 경우도 재가동했다가 코로나19 재창궐로 출장조사팀이 전원 철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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