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정신과 평가 두고 일선 병원들 "의료현실 무시" 불만 하위등급 병원들 "환자 받지도 않는 상종 1등급…평가 인정못해"
의료기관 시설 중심에서 진료 중심으로 개편해 처음으로 진행된 ‘의료급여 정신과 적정성평가’.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평가에서 정신병원의 떨어지는 의료 질 문제가 또다시 대두됐다. 하위 등급인 4, 5등급을 받은 의료기관 대부분이 병원급 의료기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하위등급을 받은 정신병원들은 평가 자체가 왜곡돼 있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주기 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높은 의료 질을 유지해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전체에 15%에 불과했다.
'의료급여 정신질환 입원진료'는 입원 1일당 정액수가 형태로 지난 2009년 1차 적정성 평가를 시작해 2016년 4차 평가결과 공개까지 '1주기' 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적정성평가 결과는 그동안 시설‧인력 중심의 1주기 평가 기준을 버리고 진료중심으로 평가지표를 개선, 처음으로 진행한 것이다.
평가는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의료급여 정신과 입원진료비를 청구한 의원급 의료기관 이상 389기관, 7만 5695건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도 전체의 55개 기관에 불과한 반면, 하위 등급인 4, 5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106개에 달했다.
특히 하위 등급은 병원급 의료기관에 집중됐다. 4등급과 5등급을 받은 곳은 각각 61개소, 28개소나 됐는데 소위 말해 정신병원들이었다.
이에 따라 심평원 측은 하위등급을 받은 정신병원들의 평가결과를 공개하는 한편, 이들의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지원활동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정신병원들은 심평원의 적정성평가 결과를 두고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의료급여 정신질환 환자 대부분을 정신병원들이 책임지고 있는 상황을 배제한 채 평가가 진행돼 결과가 왜곡됐다는 것이다. 이들을 진료하지 않은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들만 평가점수가 높게 나왔다는 불만이다.
실제로 심평원이 내놓은 평가대상이 된 청구건수를 보면, 90% 이상이 정신병원에 집중됐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각각 0.4%, 6.1%의 진료건수 만을 담당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평가가 전면적으로 시행됐다는 지적이다.
정작 의료급여 정신질환자 10명 중 9명을 책임져 왔는데 질 낮은 의료의 온상이 됐다는 불만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의 정신병원장은 "심평원의 평가자료를 보면 대상이 된 진료건수 90%를 병원이 담당했는데 이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의료급여 정신질환자 진료를 거의 하지 않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마치 환자를 적극 보지도 않고 의료 질만 높은 것으로 포장됐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대형병원은 일당 정액수가 탓에 의료급여 정신질환자 진료를 적극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진료를 한 후 병원으로 전원시키는 시스템이라 재원일수가 짧을 수 밖에 없다"며 "현재의 의료시스템을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단편적인 통계로만 평가를 내린 결과물"이라고 하소연했다.
따라서 정신병원들은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의료기관 종별로 나눠진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 수가의 절반 수준인 일당 정액수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기에 이들이 내놓은 차선책이다.
정신의료기관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에 52% 수준인 정액수가로 묶어 놓고 상급종합병원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이번 평가는 방법이 잘못됐다"며 "대형병원들이 의료급여 환자를 많이 받는다면 인정하겠는데 이를 무시하지 않았나"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의료기관 종별로 나눠 평가를 해야 한다"며 "질적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겠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보상없이 일방적으로 등급을 나눈 이번 평가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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