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원을 강화해 접종 후 면역력 강화를 노린 '고용량' 독감 백신이 4가 표준 용량 백신 대비 효과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고용량 백신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연구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3가 고용량 독감 백신과 4가 표준 용량 독감 백신의 효용성을 비교한 연구 결과가 미국심장협회 과학세션에서 17일 발표됐다.
면연력이 떨어진 고령자나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심장·폐 관련 사망 및 입원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고용량 독감 백신이 권고된다. 특히 심장병이 있는 환자들은 독감으로 인해 심장마비, 심부전 및 이로 인한 사망, 합병증 위험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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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내에서는 녹십자가 2018년부터 노인용 고용량 4가 독감백신 'GC3114'의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고 개발 중에 있다.
고용량 독감 백신은 일반 백신 대비 항원 함량이 4배 가량 높아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에서 보다 강한 면역 획득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고용량 백신이 크게 효과적이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임상은 미국과 캐나다의 157개 의료기관에서 5000명 이상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했다. 대상자들은 최근 심장마비를 겪었거나 이전 2년 동안 심장마비로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또한 신장병, 당뇨병,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심장근육 저하 등 위험 요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무작위로 추출해 3가 고용량 백신 및 4가 표준 용량을 투약했다. 참가자들은 2016년과 2019년까지 최대 3년간 매년 같은 유형의 백신을 접종받았다.
분석 결과 백신 투약 후 사망률이나 심장 이상으로 인한 입원률은 고용량 투약군 100명당 44.5명, 표준 용량군에서 41.9명으로 엇비슷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심장이나 폐 관련 입원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을 등록한 것이 이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하지만 실제 입원 사례는 일부에서만 독감에 의해 발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4가 표준 용량 백신에 존재하는 여분의 독감 변종 항원이 더 높은 편익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용량 백신이 저위험 환자들에게도 똑같은 효과를 나타내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가 대 4가의 비교라는 점에서 연구 디자인이 체계적이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감 백신을 출시한 A 제약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3가 고용량 대 4가 표준 용량을 비교해 비교 대상이 적절한 지 의문이 든다"며 "3가 고용량 대 3가 표준 용량 혹은 4가 고용량 대 4가 표준 용량으로 연구했으면 더 확실한 결론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백신학회 관계자는 "참여 대상자도 심장이나 폐 관련 고위험군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3가 고용량은 무용하다는 결론에 이르기는 힘들다"며 "보다 세밀한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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