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부터 병원 입원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경험평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해부터는 300병상 미만 종합병원으로까지 평가 대상이 확대됐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새롭게 경험평가 대상이 된 병원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코로나19로 경영에 타격을 입고, 또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환자경험평가에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환자경험평가 대상이 된 병원장들과 통화해 본 결과 다수가 '자포자기'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특히 종합병원급은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등의 활동을 하면서 코로나19 치료에 집중하다보니 경험평가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더더욱 아니다.
"환자경험평가가 좋다는 것은 병원이 진짜 좋다는 것"이라는 점을 병원들도 잘 알고 있다. 전화설문조사라는 단순 조사 방식이지만 환자가 직접 해당 병원의 인프라, 의사 및 간호사의 서비스를 직접 평가하기 때문에 그 결과의 파장은 크다.
앞선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TFT까지 꾸리면서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평가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평가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말이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환자경험평가 관련 회의를 하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19 전담병원이라서 에너지가 분산되다 보니 전략을 투자하기는 힘들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다 보니 평가 당사자인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평가를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전화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실 정부는 환자경험평가 뿐만 아니라 올해 예정됐던 모든 의료질 평가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예외는 없다.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전반을 변화시켰다. 뉴노멀이라는 단어가 등장했고, 앞으로 이 시대가 어떻게 바뀔 것이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도 코로나19라는 현 상황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정대로 평가를 진행하더라도 이번 평가 결과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을 고지해야 하고, 이같은 상황이 평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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