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임상적 활용 가능성 모색 세션 마련 "가정혈압 대체 가능" "부정확성 등 풀어야할 숙제 많아"
부정확한 진료실 혈압의 대한 대안으로 스마트워치 측정 방식이 부상하면서 학계도 이를 임상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점검했다.
의료기기 인증을 받을 정도로 신뢰성을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측정값이 아닌 예측값을 기본으로 하는 까닭에 학계에서도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선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22일 대한고혈압학회는 온라인 방식으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워치의 가정혈압 대체 가능성에 대해 모색했다.
스마트워치를 중심으로 한 웨어러블 기기의 임상적 활용에 대해선 국내외 학계 모두 분주하게 대응채비를 갖추고 있다.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심방세동 가이드라인이 웨어러블 기기 사용 가능을 명시한 데 이어 대한고혈압학회도 스마트폰,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 가이드라인을 소개한 바 있다. 대한부정맥학회 역시 심방세동 추적 관찰 시 원격 모니터링 선호 및 웨어러블 방식 1리드 검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권고를 내놓았다.
문제는 편리함과 대중성에도 불구하고 과연 기기의 측정 신뢰도 및 이를 기반으로 기존의 가정혈압을 대체할 수 있냐는 데 의문이 든다는 점.
이에 대해 김주한 전남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스마트워치가 가정혈압을 대체할 시대가 올 수밖에 없고, 지금은 그 시대가 온 것 같다"고 손을 들어줬다.
김 교수는 "무려 1940년대부터 진료실 혈압 측정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고혈압 환자의 예후 판단 시 진료실 이외에서 측정한 혈압을 참고해야 한다는 보고에 이어 진료실에서의 긴장감이 혈압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연구까지 이런 지적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자마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심지어 병원에서 잰 혈압은 고혈압 환자 스크리닝 용도로 사용하면 안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며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진료실 혈압의 단점으로는 진료실에서의 긴장감으로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백의 효과 및 가면 고혈압, 아침·야간 혈압에 대한 진단이 불가능함 등이 꼽힌다.
김 교수는 "진료실 혈압 측정은 변동성이 높고 약제의 효과 판정이 어렵다"며 "반면 가정혈압은 측정 횟수가 많아 재현성이 높고 백의 효과와 약물의 효능을 시험할 경우 위약 효과가 없다"며 "대안으로 제시되는 가정혈압도 아침, 저녁에 걸쳐 측정당 2회 이상을 5~7일간 측정해 평균을 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워치도 알고리즘 특성상 측정값이 아닌, 예측값을 구현하도록 설계됐고, 혈압의 구체적 수치보다 범위에 맞춰 설계됐다"며 "이같은 특징은 사실 평균에 기반한 가정혈압 측정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가정혈압은 7일간 측정된 혈압의 평균값, 변화 정도를 이용해 환자의 혈압을 예측하는 것으로 매 회 측정된 혈압의 정확성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 스마트워치 역시 정확한 혈압을 측정할 수 없지만 유의한 수준에서 혈압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기기를 통한 가정 혈압의 응용에 대한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
김 교수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기반의 혈압 측정은 의료기기 표준을 만족하는 개선된 결과를 보여주며 점차 개선된 결과를 보여주며 개량되고 있다"며 "정확성 검증의 부재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지만 빅데이터 기반의 보정 작업과 새로운 표준화 작업 등 추가 연구를 통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해영 서울의대 순환기 내과 교수는 스마트워치의 대중화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기존 가정혈압의 대체 개념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스마트워치가 개발되고 특히 삼성이 의료기기 인증을 받으면서 이제 가정혈압을 대체 가능한 것이냐는 의문이 나온다"며 "혈압측정기의 ISO 인증 기준에서는 모집 대상 환자중 140mmHg 이상 20%, 160mmHg 이상 5%를 충족해야 하는데 삼성은 각각 24%, 8%로 대상 환자 모집 여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갤럭시 스마트워치 혈압계의 경우 측정값 범위 수축기/이완기 혈압 70~180/40~120mmHg를 벗어나는 혈압 측정을 제한하고 있다"며 "아직 고혈압 범위의 검증 자료의 제한으로 환자 대상 연구가 없어 업체 측도 '고혈압, 심장 관련 또는 기타 의학적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로 명시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까지 고혈압 환자의 모니터링보다는 일반 인구에서 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고혈압을 조기 진단하는데 1차적인 효용성이 있을 뿐 정확성 및 신뢰성 면에서 가정혈압을 대체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
이 교수는 "스마트워치는 매달 보정 과정에서의 정확성이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며 "약 5mmHg 정도 높게 보정하면 모든 결과에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화질이 낮다고 생각했지만 편리함 때문에 컴팩트 디카 시장을 침몰시킨 것처럼 혈압측정 웨어러블도 전통 혈압계만큼 정확하지 않지만 편리함 때문에 보편화될 순 있다"며 "다만 스마트폰 카메라가 붕괴시킨 것이 컴팩트 카메라 시장이지 DSLR이나 미러리스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와 마찬가지로 스마트워치도 가정혈압계를 대체하는 개념은 아니"라며 "정밀하게 측정해 스마트워치 보정의 기준값이 되는 가정혈압 방식은 계속 존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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