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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코로나 백신 접종 확산…의학계는 신중론

발행날짜: 2021-06-01 05:45:58

미국과 유럽 승인 따라 국내도 검토 돌입…12세까지 확대
기대 이익과 안전성 비교우위 관건 "신중히 접근할 문제"

미국 식품의약국(FDA)를 비롯해 유럽의약품청(EMA)이 잇따라 16세 미만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승인하면서 과연 국내 접종 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의학회 등 전문가들도 이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상황. 하지만 현재까지는 기대 이익과 안전성을 고려할때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16세 미만 소아청소년 대상 코로나 백신 접종 확산세

대한소아감염학회 임원은 31일 "미국과 유럽에서 16세 미만 소아청소년에 대해 백신 접종을 승인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시작되는 분위기"라며 "이미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만큼 다음 대상자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전했다.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확산되고 있다.
이어 그는 "백신 수급이 일정 부분 안정화되고 있고 군인에 이어 교사와 고3 학생들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조만간 소아청소년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비공식적인 루트로는 이미 타당성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미국 FDA는 화이자 백신에 대해 16세 미만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을 승인한 바 있다. 이어 캐나다가 이를 승인하고 12세에서 15세까지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 상황.

여기에 현지시각으로 지난 28일 유럽 EMA도 16세 미만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승인하면서 사실상 세계적으로 접종 승인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정부는 16세 이상으로 백신 접종 연령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EMA의 승인 결정이 난 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유럽 국가들의 백신 정책 동향을 참고해 전문가 자문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국내에서도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16세 미만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을 검토하는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로 인해 학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접종이 승인됐고 국내에서도 타당성 검토가 시작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정책 제언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소아감염학회 등 타당성 검토 돌입…신중론이 대세

대한소아감염학회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국내에서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 연구의 주축인 만큼 학회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문가들이 모이는 자리를 마련하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온라인을 통해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 타당성 논의를 진행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 자리에서 학회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며 난상토론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재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에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기대이익과 안전성을 고려할때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같은 논의의 장에서 소아감염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들이 설사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해도 무증상이나 경미한 증상에 머문다는 것을 주목했다.

결국 코로나로 인한 위험도가 낮고 기대수명이 높은 소아청소년들에게 아직까지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반문이다.

소아감염학회 임원은 "결국 국가적, 사회적 이득과 개인의 이득간의 충돌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집단 면역이라는 사회적 이득을 이루기 위해 질병 자체에 위험도가 낮은 소아청소년들의 이득을 희생해도 되는가에 대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치료제라면 그 부작용을 감수하는데 따른 이득이 분명하고 선택지가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아플까봐 맞는 백신은 완전히 결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며 "소아청소년들에게 대규모로 접종을 시행했을때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자료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감염학자들과 역학자들은 조금 다른 의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아감염 전문가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백신 수급 상황과 함께 전문가들의 합의, 정부의 정책 기조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임원은 "지금까지는 쓸 수 있는 백신이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양면적 문제들이 숨겨져 있었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고위험군이 아닌 국민들에게 집단 면역을 위해 백신을 접종할 것인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아감염학회는 20년 이상 임상을 통해 소아에 대한 백신을 연구하는 학술단체인 만큼 그 어떤 사안보다 안전성에 주목할 수 밖에 없지만 감염학자들과 역학자들의 입장은 이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결국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하는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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